[척추건강 100세]<상>척추측만증 바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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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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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로 휜 척추… 심하면 심장-폐기능 장애

《우리 몸을 떠받치면서 상하체 운동의 중심 역할을 하는 척추는, 한 번 무너지면 통증은 물론이고 삶의 질을 극도로 악화시킨다. 한림대의료원과 함께 건강 100세를 위협하는 척추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치료법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척추가 목부터 휘어진 척추측만증 환자의 X선 촬영 사진(왼쪽). 나사못과 강봉을 이용해 척추를 바로잡은 뒤 뼈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교정했다.동아일보 DB
척추가 목부터 휘어진 척추측만증 환자의 X선 촬영 사진(왼쪽). 나사못과 강봉을 이용해 척추를 바로잡은 뒤 뼈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교정했다.동아일보 DB
초등학생 김용준(가명·12) 군은 학교 신체검사에서 등이 휘었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김 군은 인사하듯이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전방 굴곡 검사를 받았는데, 오른쪽 등이 더 튀어나왔다. 양쪽 어깨와 골반 높이도 서로 달랐다. 전형적인 척추측만증이었다.

○ 청소년 1.5%, 10도 이상 측만증

척추 전체 모양은 앞뒤에서 보면 일직선이고, 옆에서 보면 부드러운 S자 곡선이다. 앞뒤에서 볼 때 척추가 옆으로 휜 경우를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대개 어깨 높이, 골반의 위치가 좌우측에 차이가 나는 경우 이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상은 성장하는 동안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성장기 청소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가 나타난다.

통계로 볼 때 성장기 청소년의 약 1.5%에서 척추가 정상보다 10도 이상 휜 측만증이 나타난다.

측만증 환자의 80%에서 나타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척추 자체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능성 척추측만증은 척추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오랫동안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 중 앉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책가방을 한쪽으로 기울여 메는 등 자세 때문에 나타난다. 원인을 제거하기만 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이 밖에 뇌성마비, 소아마비, 근육이영양증, 종양 등 질환에 의한 척추측만증도 이따금 나타난다.

○ 심하면 심장과 폐기능 장애

앞에서 봤을 때 척추가 옆으로 휜 경우를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이때 양쪽 어깨 높이와 허리 굴곡이 달라진다. 동아일보 DB
앞에서 봤을 때 척추가 옆으로 휜 경우를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이때 양쪽 어깨 높이와 허리 굴곡이 달라진다. 동아일보 DB
측만의 정도가 심하고 성장 기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연령이라면 증세가 점점 심해져 심장과 폐에 기능장애가 올 수 있다. 심하게 휜 척추 부위에 통증이 생기거나 신경 압박으로 다리의 감각 마비와 같은 신경학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선천성 측만증의 경우 심장, 신장, 신경 등에 기형이 오기도 한다.

측만증은 성장기엔 점점 나빠지다 성장이 완료되면 거의 정지한다. 휜 각도가 20도 미만인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단과 계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각도가 20∼40도면 보조기를 착용해야 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선천성 척추측만증 중 △휘는 각도가 계속 커지거나 △5세 이하의 연령이거나 △50∼70도로 휘었거나 △척추의 휜 길이가 짧은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증의 경우도 △성장이 계속되는 10대에서 40∼45도 휘었거나 △보조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되거나 △성장이 끝난 뒤에도 50∼60도 휘어 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보조기 착용, 척추교정, 전기자극치료 등이 있지만 보조기 치료만이 만곡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 의료진은 측만 정도와 발생 연령, 환자의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보조기 착용을 권유한다.

○ 교정기기를 이용한 교정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은 휜 각도나 위치, 환자의 성장 상태, 앞으로의 진행 가능성 등을 보고 시행한다. 수술원리는 교정기기(척추경 나사못, 강봉)를 이용해 최대한 척추를 바로 세운 뒤 골 유합술을 통해 고정하는 것. 측만증에서 척추는 단순히 옆으로만 휘는 것이 아니라 회전하면서 3차원적으로 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특수강봉이 활용된다. 척추경 나사못으로 휜 척추의 여러 부위와 특수강봉을 연결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일반 척추수술보다 출혈, 감염, 신경마비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수술팀이 필요하며, 반드시 신경감시장치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측만증에 대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단지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비틀고 자는 자세, 걷기, 앉는 자세 등이 측만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커지는 가슴을 가리기 위해 상체를 움츠리는 경우 등이 있다. 측만이 성장기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자세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

앉아서 공부하는 동안에 엉덩이(골반)를 의자 뒤쪽으로 깊숙이 넣고 배는 약간 앞으로 나오는 기분으로 척추를 곧게 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걸어 다닐 때에도 머릿속으로 마치 군인들 같이 상체를 곧게 펴고 걷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고, TV를 볼 때에도 가능하면 허리 뒤에 쿠션을 받치는 습관을 가지면 좋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척추의 구조적 변형인 경우 그 원인이 생활습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으로 가는 것이 낫다.

(도움말=서은민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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