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토론 즐겨야 사회갈등 줄일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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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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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영향평가 석학 아리 립 교수

“과학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즐겁게 체험하면서 알 수 있습니다.”

‘제3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미래예측 국제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한 아리 립 네덜란드 트벤터대 명예교수(69·사진)를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기술영향평가 분야 석학인 그는 “(과학기술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은 새로운 과학기술을 대할 때 ‘찬성’과 ‘반대’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쉽다”며 “과학기술자,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공 토론을 통하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립 교수는 과거의 기술영향평가같이 정부 시각에서 기술 도입 이후 나타나는 영향을 단순히 예측하거나 정책 결정과정 일부에 시민을 참여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축제처럼 놀고 즐기고 느끼고 토론하면서 과학기술이 가져올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측면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암스테르담의 과학관에서는 과학기술 이슈에 대해서 전문가, 예술가, 시민 등이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하는 공론의 장이 열린다고 전했다.

“과학기술 토론이라고 해서 반드시 비판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TV 연예 오락 프로를 즐기는 방식으로 전문가와 청중, 대립되는 의견 간의 차이를 줄여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학기술의 도입과 영향을 평가할 때 언론과 정부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립 교수는 “언론은 흥미로운 이야기만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보다 왜 그러한 주장을 하는지를 쉽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특정 과학기술 초기단계에서 정책을 결정하지 말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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