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에겐 ‘노력 뒤 쾌감’이 명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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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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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해야 실력 느는 테니스-검도 등 효과 높아
학습시간 쪼개기-독후감 쓰기도 집중력 강화 도움

《엄마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여름방학이 시작됐기 때문. 학기 중에는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에 다니느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특히 주의가 지나치게 산만한 아이들의 경우 자율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많을수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늦잠, 휴대전화,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기 좋은 시기인 셈이다. 주의력 산만이 보다 심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다면 부모들은 더욱 감당하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전문가들은 “방학 때처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이 생활리듬을 잘 탈 수 있게 부모가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노력 끝에 오는 보람’ 느끼는 운동이 좋아

산만한 아이들은 즉흥적으로 느끼는 만족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게임, 놀이 등을 할 때 느끼는 순간의 쾌감을 추구하는 것. 이런 아이들은 운동이나 공부를 할 때 맛볼 수 있는 ‘노력 끝에 오는 쾌감’은 느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당장은 힘들지만 꾸준히 노력했을 때 큰 만족이 오는 체험이 쌓일수록 향후 집중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배지수 브레인피트니스센터(BFC) 학습연구소장은 “운동을 하더라도 며칠만 하다 보면 금방 실력이 느는 종목이 아닌, 꾸준히 했을 때 조금씩 잘하게 되는 종목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테니스처럼 꾸준히 배워야 실력이 느는 운동이나 검도처럼 일정 기간 레슨을 받아야 승단할 수 있는 종목을 택하라는 것. 하루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부모가 함께 해야 아이들이 즐겁게 따라 한다. 운동 후에는 미리 준비해둔 생수나 보리차를 마시게 한다. 습관이 들면 아이가 갈증을 느낄 때 탄산음료보다는 물을 찾게 된다.

○ 학습시간 단위는 잘게 쪼개서

산만한 아이들은 혼자서 오랜 시간 동안 과제를 하기 힘들어한다. 장시간 집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 따라서 학습하는 시간을 잘게 쪼개서 공부시키는 것이 좋다.

우선 평소 아이가 집중하는 시간이 몇 분 정도 되는지 지켜본다. 일정 시간 집중한 뒤, 언제 물 먹으러 나가는지, 화장실을 찾는지…. 자리를 이탈하는 시간을 관찰해둔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만큼을 공부의 기본단위 시간으로 설정해 둔다. 공부를 얼마만큼 해야 될지 정답은 없다. 다만 집중력의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초등학교 고학년은 하루 4시간, 중학생은 6∼8시간 정도를 학습시간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스로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의 일정을 규칙적으로 배열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원, 인터넷 강좌, 학원 숙제, 개별 자습시간 항목으로 나눠 시간표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시간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기 때문.

○ 독후감을 한 페이지씩 쓰기



산만한 아이들은 자기가 요구하는 사항이 즉각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쉽게 토라진다.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자기의 주장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설명할 기회를 자주 가질 필요가 있다.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독후감 쓰기다. 책 속에 나온 다양한 내용을 일관성 있게 문장으로 정리하면 사회성도 좋아질 수 있다. 공격적인 언어가 아닌 논리적인 언어로 설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독후감의 소재로 쓸 책은 부모가 고르기보다는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어려운 내용을 접하면 아이가 흥미를 잃게 된다. 짧고 쉬운 책부터 한 페이지씩 글로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규칙’ 만들기

부모가 ‘하루에 인터넷 게임 30분’ 식으로 특정 시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이에 따라 짧은 시간이더라도 매일 하고 싶은 경우가 있고, 며칠에 한 번을 하더라도 좀 더 길게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와 충분히 상의해 일종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소와 일정을 정할 때 아이들 스스로 규칙을 만들게 하면 자율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대신 ADHD 아동의 경우 자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가 관찰하기 어려운 시간대에는 컴퓨터에 손대지 않도록 약속한다.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면 울리지 않아도 자꾸 문자가 왔는지 화면을 열어보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 아이와 상의한 뒤 ‘학습시간만큼은 어른에게 맡겼다가 끝난 뒤 돌려주는’ 방식으로 집중하는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황준원 강남을지병원 성장학습발달센터 교수, 배지수 브레인피트니스센터 학습연구소장)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이샘물 인턴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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