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산다, 응급 상식]<8회>탈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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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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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필요한 음주자 한증막 피해야
뛰노는 아이 덥지않아도 물 먹이길

갈증을 느낀다면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는 신호다. 탈수증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박영철 기자
갈증을 느낀다면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는 신호다. 탈수증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박영철 기자
지난해 춘천지법은 찜질방 주인 김모 씨(47)에게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죄목은 업무상 과실치사. 술 취한 손님이 한증막에 들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막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사망한 손모 씨는 지병이 없고 건강한 35세 남자였다. 그런데도 변을 당한 것이다. 사망원인은 탈수증이었다.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음주 후 입욕 금지’라는 푯말을 붙이는 것은 이 탈수증을 막기 위해서다.

술을 간에서 분해하려면 많은 수분이 필요하다. 술을 마신 다음 일반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증막에 들어가면 많은 양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분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탈수증이 나타난다.

또 알코올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이므로 한증막에서 잠에 빠지기 쉽다. 자기 몸 상태를 잘 파악할 수도 없어 더 위험하다. 탈수로 실신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무리해서 입에 물을 떠먹이기보다 병원으로 빨리 이송하는 게 바람직하다.

탈수증은 주말 나들이를 떠난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노는 데 정신이 팔린 아이들은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처음에는 숨을 몰아쉬고 몸에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가 몸속 수분이 1% 정도 부족하면 갈증과 불쾌감을 느낀다. 4% 정도 빠지면 소변의 양이 줄고 피곤해 보인다. 8% 이상 수분 손실이 생기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날씨가 덥지 않더라도 탈수증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싫다고 해도 미리 물을 자주 먹여야 한다. 스포츠음료(이온음료)와 물을 반반씩 섞어 먹이는 것도 좋다.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은 당장은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곧 갈증을 부추기므로 피해야 한다.

의사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영유아가 설사를 할 때도 탈수증의 우려가 있다. 장염에 걸린 아이가 설사를 계속한 뒤 탈수증에 걸릴 수 있다.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꾸준히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설사는 나쁜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설사를 억지로 멈추게 하는 약은 함부로 복용하지 않는다.

(도움말 박인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탈수증 예방법

① 술을 마신 뒤 한증막이나 사우나 이용 삼가기
② 갈증을 느끼면 즉각 물을 충분히 섭취하기
③ 뛰어노는 아이에게 물이나 이온음료 먹이기
④ 설사하는 영·유아에게 보리차 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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