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꼬부랑 척추, 수술이 부담스럽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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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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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듣던 동요 ‘꼬부랑 할머니’의 노랫말을 떠올려보자. ‘꼬부랑’이라는 노랫말은 할머니의 굽은 허리를 떠오르게 하는 표현이다.

할머니의 허리는 왜 굽었을까?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동요 속 할머니는 ‘척추관협착증’을 앓는 환자였을지도 모른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는 증상을 말한다. 대개 척추 4, 5번 사이에 있는 디스크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약해지면서 생긴다. 이로 인해 4, 5번 척추 사이가 좁아지는 것. 디스크의 퇴행이 오랜 시간 진행된 결과다.

노인층에 주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다리와 허리에 힘이 없고 통증이 심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 통증으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다. 증세가 악화되면 허리가 서서히 굽는다. 질환으로 나타나는 모습 때문에 ‘꼬부랑 할머니병’이라고도 불린다. 치료하지 않으면 굽은 허리로 평생을 살 수도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양의학과 한의학 두 가지 방법으로 모두 치료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두 방식 모두 ‘수술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치료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양의학에서는 물리치료, 약물요법, 신경주사 등의 치료법이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용된다. 이런 치료들이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수술이 불가피하면 척추관을 넓히는 수술이 이뤄진다. 한의학은 수술을 하지 않고 탕약과 침술요법으로 질환을 다스린다. 이미 재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수술이 부담되는 환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경희무릅나무한의원 최광호 원장은 “망가진 척추의 연골, 인대, 근육, 신경, 혈관 등 주변조직을 재건, 재생하는 것이 한의학으로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는 핵심”이라며 “처방되는 탕약은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탕약의 주재료는 ‘무릅(우슬)나무’다. 뼈와 근육, 인대 등의 구성 성분인 ‘교원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손상된 조직을 회복, 재생시키는 데 효능이 있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 여기에 녹각, 우황 등 30여 가지의 약재가 개인의 특성과 체질을 고려해 배합된다. 최 원장은 “탕약을 통해 주변조직의 어혈을 풀고 염증을 제거함과 동시에 연골과 뼈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의 마지막 과정은 등산이다. 환자들은 약 5∼6개월간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실제로 호전되었는지 ‘졸업시험’을 치른다. 최 원장은 “치료받은 환자 가운데 95% 이상이 통증 완화 등 치료 효과가 한 달 이내로 나타났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신헌준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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