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가사일, 주부들 팔꿈치 손상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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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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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청결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보험영업사원 김 모씨(여/ 43세). 업무로 인해 늦게 귀가를 하더라도 반드시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걸레질을 하고, 밀린 빨래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5개월 전부터 팔꿈치가 아파 회사 일은 물론 집안일을 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물건을 들어올릴 때, 걸레를 짤 때, 문고리를 돌릴 때, 주먹을 꽉 쥘 때 팔꿈치 부분에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팔꿈치 바깥쪽이 살짝 부딪히거나 무언가에 닿으면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 통증을 견디다 못해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은 김씨는 ‘테니스 엘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테니스 엘보’ 환자 2명 중 1명은 중년 여성
테니스 운동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 붙여진 명칭인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에 위치한 힘줄에 손상과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다. 흔히 테니스 엘보라고 하면 테니스를 많이 치거나 활동적인 스포츠를 주로 즐기는 남성에게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테니스 엘보는 일상생활에서 팔과 손을 자주 쓰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아주 흔한 질환 중에 하나이며, 특히 환자의 상당수가 30~40대 가정주부이다.

주부들은 팔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설거지, 빨래, 청소, 다림질 등의 일을 종일 하는데다, 휴식을 취하지 않아 관절 손상으로 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부들에게 많이 생기기 때문에 테니스 엘보는 ‘주부 엘보’ 또는 프라이팬을 많이 들게 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하여 ‘팬 엘보’라고도 알려져 있다. 주부 외에도 망치질을 많이 하는 목수, 컴퓨터 자판을 많이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 배드민턴 선수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즉, 테니스 엘보는 한 번의 큰 충격으로 인한 것이기 보다는 작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아 그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심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아
일단 팔꿈치 바깥 부위에 통증과 저린 느낌이 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초기 증상은 팔을 앞으로 핀 상태에서 손가락을 뒤로 젖히거나 물건을 들어올릴 때 팔꿈치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식사할 때 젓가락을 집을 때도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팔꿈치뿐만 아니라 목과 어깨 주위 근육에서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쉽게 생각하고 치료를 미뤄 손상이 점차 쌓이게 되면, 증상이 더욱 심각해질 뿐 아니라 치료 과정 및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이에 강북 힘찬병원 조수현 부장은 “테니스엘보가 있는 경우, 초반에는 약 4~6주 간 가사 일 등으로 인한 팔꿈치 사용을 줄이고, 간단한 지지대나 보조기 등으로 팔꿈치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는 등 휴식을 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초기에는 냉찜질을, 만성화된 환자라면 온찜질을 실시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소염 진통제를 비롯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병행하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체외충격파는 손상된 조직에 충격파를 전달함으로써 기능 회복과 통증 감소를 유도하는 치료이다. 일주일 간격으로 3~5회 정도, 한 번에 20분 정도로 시행한다.

반면, 보존적 요법으로도 호전되지 않거나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에 관절내시경을 통한 수술적 요법을 실시할 수 있다. 카메라가 달린 0.4cm 굵기의 관절내시경을 통해 너덜너덜하고 염증이 생긴 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수술 후에는 약 3개월 정도면 정상적인 운동이 가능하고, 꾸준한 팔꿈치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을 해 주면 재발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테니스 엘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들 때는 반드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로 들고, 무거운 가방은 팔을 늘어뜨려서 들기보다 되도록 양 어깨에 걸쳐 매도록 한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을 하면,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관절에 쌓인 피로도를 감소시켜 주어 테니스 엘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_ 강북 힘찬병원 정형외과 조수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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