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금연에 실패하는 3가지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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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유형분석과 대처법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금연클리닉을 찾은 환자가 자신의 폐 사진을 의료진과 함께 보며 금연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금연클리닉을 찾은 환자가 자신의 폐 사진을 의료진과 함께 보며 금연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금연 건물이 속속 등장하고 흡연자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면서 “치사해서라도 끊는다”고 금연 선언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굳은 금연 결심은 하루이틀 지나면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회식이라도 한 번 하거나 동료들이 옆에서 피워대는 담배연기를 맡으면 다시 담배에 손이 가게 된다.
12월 3일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정한 ‘담배 끊는 날’.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도움말로 금연 실패의 세 가지 유형과 효과적인 금연법에 대해 알아봤다.》

[1] 조금씩 줄여야지…
전자담배 애용 실패 많아 작심삼일이라도 결심을

[2] 대체제 쓰며 가끔 한대씩…
패치 붙인 상태서 흡연하면 다량의 니코틴 한번에 흡수

[3] 3일-3주째를 못 버텨
손떨리거나 멍한 금단증세 상담받으며 마음 다잡아야

○ 결심 자주 해야 성공률 높아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금연연구회가 올해 금연을 시도했던 사람 217명을 분석한 결과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과거 금연 시도 횟수가 평균 7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에 실패한 사람의 금연 시도 횟수가 1, 2회인 것에 비해 훨씬 많다. 김재열 금연연구회 총무이사는 “작심삼일로 끝날지라도 금연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자꾸 먹는 사람이 결국에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 금연 실패자는 단번에 담배를 끊지 않고 조금씩 줄여나가려고 계획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려고 하거나 전자담배 등을 이용해 담배를 덜 피우겠다는 사람은 금연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 머릿속으로는 ‘나는 금연하고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를 그만두지 못하고 그대로 피우고 있는 셈이다.

전자담배에는 니코틴은 들어 있지만 타르가 없기 때문에 담배만큼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장은 “전자담배는 흡입하는 니코틴이 약간 줄어들어 금연을 하고 있는 느낌만 들 뿐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 “개인 의지로만 끊는 경우 3% 불과”

금연패치를 붙이거나 금연보조껌을 씹으면서 흡연자에게 담배 한 개비씩 얻어 피우는 사람도 실패자의 전형적인 유형이다. 패치, 껌, 사탕 형태로 나오는 니코틴 대체제는 피부, 구강점막을 통해 담배 대신에 니코틴을 체내에 공급한다. 갑자기 니코틴을 끊으면 금단 증상이 심하기 때문에 흡연 욕구를 줄여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니코틴 패치를 붙인 상태에서 흡연을 하게 되면 많은 양의 니코틴이 한꺼번에 몸속에 들어와 어지럼증이 일어나거나 구토를 할 수 있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금연할 수 있다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해하는 경우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개인 의지로만 담배를 끊는 경우는 3%에 불과하다”며 “막연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금연클리닉을 방문하거나 챔픽스 등 니코틴이 들어있지 않은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非)니코틴성 약물에 포함된 바레니클린 성분이 뇌의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았어도 마치 담배를 피운 것처럼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이 분비돼 금단 증상을 줄여줄 수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흡연을 한 경우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수용체의 함량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흡연 충동이나 금단 증상을 이전보다 강하게 겪게 된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 3일-3주째 전문가와 상담을

금연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입에 대고 숨을 내쉬면서 몸속 일산화탄소 농도를 재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금연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입에 대고 숨을 내쉬면서 몸속 일산화탄소 농도를 재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금연한 지 하루가 지나면 대다수 금연 시도자는 ‘그럭저럭 괜찮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3일째가 되면 금단 증상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한 고비를 넘기고 3주째 접어들면 손이 떨리거나 머리가 멍한 증상이 나타난다. 입이 심심해 껌이나 사탕을 먹다가 살이 많이 찌면서 스트레스가 늘어나기도 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금연연구회는 “3일째와 3주째 되는 날은 꼭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와 금연계획을 상의하면서 마음을 다잡으면 장기적으로도 계속 금연할 수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금연연구회는 12월 3일부터 ‘1번에 담배를 끊고, 2번 이상 의사로부터 금연 상담을 받고, 3일에서 3주까지 특히 조심하라’는 내용의 ‘123 금연법’ 캠페인을 시작한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공동으로 금연 스티커를 제작해 전국 지하철, 학교, 군대의 공공 화장실에 부착할 예정이다. 금연 스티커는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화장실문화시민연대(www.restroom.or.kr, 02-752-4242)를 통해 받을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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