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혈수술 연구 확대해 대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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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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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영향 헌혈 줄고 혈액 재고량 감소

신종 플루로 단체헌혈이 급감하면서 혈액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수술 전 철분제를 먹거나 호르몬제 등으로 자신의 혈액량 자체를 늘려 수술을 받는 ‘무수혈 수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신종 플루로 단체헌혈이 급감하면서 혈액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수술 전 철분제를 먹거나 호르몬제 등으로 자신의 혈액량 자체를 늘려 수술을 받는 ‘무수혈 수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단체헌혈이 줄어들면서 병원들이 혈액 재고량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보통 심장병 수술을 할 때 350mL짜리 혈액팩이 5∼10개 필요하다. 중소병원들은 대량으로 혈액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자기 혈액량을 인위적으로 늘린 뒤 수술을 받는 ‘무수혈 수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무수혈 수술이 발전하게 된 계기는 남의 피를 수혈받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종교를 믿는 환자들 때문이었다. 미국에서는 혈액 가격이 매우 비싸 병원들이 무수혈 수술을 시행하는 사례가 많다. 안전성 검사를 위해 수혈 선별검사를 강화했는데 이 때문에 적혈구 한 단위에 80만 원이 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약 20개 병원에서 무수혈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누구나 무수혈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술을 받기 전 빈혈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종현 세종병원 마취과 과장은 “빈혈 증상이 있는 환자가 수술을 받게 되면 위험할 수 있다”며 “빈혈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먹는 철분제나 주사를 맞은 뒤 수술을 받게 한다”고 말했다. 조혈호르몬(EPO)을 투여해 적혈구를 증가시키는 방법도 많이 쓴다.

무수혈 수술이 시작되면 환자의 몸에서 나온 피를 다시 거르고 세척한 뒤 다시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만약에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수술 직전 환자의 혈액을 보관했다가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다시 주입하는 ‘급성 동량성 혈액 희석법’을 쓰는 경우도 있다.

세종병원이 지난 10년간 무수혈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 102명을 분석한 결과 출혈이나 빈혈로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수술 환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경우는 생후 2개월이었으며 최고령은 78세 여자 환자였다. 수술 전 철분제를 투여 받은 기간은 평균 6.8일이었다. 이 과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무수혈 수술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지만 앞으로 서양처럼 혈액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혈액 재고량 감소의 대비책으로 꾸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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