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물이 게임같아 흥미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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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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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소재 LG사이언스홀 관람객 500만 돌파 눈앞

부산 LG사이언스홀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팔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린 수영 시뮬레이터를 타고 가상 수영 경기를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LG사이언스홀
부산 LG사이언스홀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팔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린 수영 시뮬레이터를 타고 가상 수영 경기를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LG사이언스홀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이 세운 과학관인 LG사이언스홀이 관람객 5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달 9일 현재 서울과 부산의 LG사이언스홀에 다녀간 관람객은 총 491만4119명.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2112m²)와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9900m²)로 들어선 LG사이언스홀은 올해로 설립된 지 각각 22년과 11년째를 맞았다. 이 같은 비약적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끊임없이 변화의 흐름을 읽는다는 것. LG사이언스홀은 거의 해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 올해는 10∼20년 뒤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 분야의 전시물을 강화했다. 요즘 아이들의 성향을 반영해 놀이와 게임 위주의 체험형 전시물로 채웠다. 가상 DNA 분석을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과학수사 코너 ‘범인을 찾아라’와 동작감지센서와 영상인식장치를 이용한 디지털 체험코너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부산 연지초등학교 안순덕 교사는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게임 형식의 전시물에 더 잘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에서 책으로 하는 수업의 한계를 이곳에서 해결한다”고 말했다. 부산 LG사이언스홀 한덕문 국장은 “고장 난 전시물이 많으면 자연히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전시물이 항상 작동하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했다. LG사이언스홀은 1999년 기업과학관 모델을 물색하던 중국 하이얼그룹에 운영 노하우를 30억 원을 받고 수출하기도 했다.

원칙을 지키는 과학관 운영도 주효했다. 22년간 LG그룹이 사이언스홀에 투자한 금액은 약 1195억 원. 지금도 해마다 70억∼80억 원을 운영비에 투자하고 그중 40% 이상을 반드시 전시물에 쏟는다. 1998년 외환 위기 때도 운영 예산이 늘었다. 개관 때부터 시작된 무료입장 원칙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과학관 안에는 자동판매기가 단 한 대도 없고, 계열사 제품을 쓴 전시물에도 브랜드는 거의 노출하지 않는다.

이 같은 운영 원칙이 유지되고 있는 데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 진주사범학교를 나온 구 명예회장은 처음부터 “청소년들이 과학을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하게 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절대 돈을 받지 말라”는 원칙을 세웠다. 구 명예회장은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꼭 이곳에 들른다. 부산 사이언스홀은 다음 달에 기업 홍보관을 허물고 새로운 체험형 전시물로 단장할 계획이다.

부산=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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