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병원의 성공전략, ‘KNHA’와 상의하세요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9분


병원의 성공전략, ‘KNHA’와 상의하세요
의료기술 표준화, 효율적 경영시스템 등 성공노하우와 정보공유로 의료계 활성화 선도

‘○○바게트’ ‘○○리아’ ‘○○벅스’ ‘○○25’….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카페, 편의점은 다른 동네에 가더라도 같은 이름의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가게들은 매장이 달라도 맛과 서비스가 거의 비슷하다. 소비자가 이들 매장을 즐겨 찾는 것도 제품이나 서비스가 표준화되어 있어 예측이 가능하고 또 실패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 이른바 프랜차이즈 방식 덕분이다.

프랜차이즈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의료계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네트워크 병의원’이 성행하고 있는 것. 국내 네트워크 병원의 성패 요인들을 짚어봤다.

○ 서울, 대전, 부산, 대구에서도 동일한 진료 서비스

국내의 경우 병원의 네트워크화는 1994년 예치과가 본격적으로 주도해나가기 시작했다. 예치과 박인출 대표원장은 미국의 유명한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의 강연을 듣고 나서 네트워크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네트워크 병의원의 특징은 본원뿐만 아니라 타 지점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이를 위해서 각 지점 의사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노하우를 공유하고 치료법을 개발한다. 이렇게 해서 새로 개발한 치료법, 의료시스템 등은 전국 각 지점에 빠르게 적용한다.

개원한 의사들로서도 네트워크 병의원은 장점이 많다. 약품이나 의료기기를 공동구매하고 홍보비를 분담하는 등 비용절감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병원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어 환자들의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인테리어, 직원 채용 및 교육, 치료시스템, 마케팅 등 개원 초기의 어려움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학술연구·발표를 할 때도 여러 사람의 생각과 지식을 반영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반면 네트워크 병의원이지만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공유를 하지 않고 이름만 동일하게 쓰는 병원들도 있다. 이들 병원은 환자가 원할 경우 수술 후 치료를 다른 지점에서 받을 수 있다. 이런 병원들은 진료방식, 의료시스템, 의료서비스의 수준이 지점에 따라 차이가 있다.

○ 체계적인 지점 관리가 성공요건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네트워크 병원 브랜드는 약 200개에 달하고 소속된 병원(지점)은 2000여 개로 파악된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병의원도 많다. 예치과는 현재 국내 54개, 해외 7개의 지점을 구축했다. 고운세상 피부과는 국내에 19개, 미국 베벌리힐스에 1개 지점이 있다. 또 비만전문클리닉 365mc는 국내에 19개, 일본 도쿄·오사카에 각각 1개 지점을 냈다.

반면, 네트워크 병원 구축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환자가 본원에만 몰리거나 각 지점 원장들의 경영방식이 서로 달라 다시 개별 병원으로 분리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고운세상 피부과 안건영 대표원장은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표준화된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지점 원장들 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러 지점에서 동일한 수준의 진료시스템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하는 제도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실패요인으로 꼽힌다.

예치과 박인출 대표원장은 “의료법에 네트워크 병의원에 대한 규정이 없어 네트워크 병의원을 경영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365mc 김남철 대표원장은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경제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 통해 경영노하우 공유

현재 의료계는 ‘수요는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은 포화 상태’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병원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이런 골은 더욱 깊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네트워크 병의원은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병의원을 기업화해 안정시킬 수 있는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예치과, 고운세상 피부과, 테마 피부과, 365mc, 드림성형외과 등 주요 네트워크 병의원들은 모두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네트워크화에 성공했다.

이들 병원의 원장들은 성공비결을 공유하고 의료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6년 10월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KNHA)를 창설했다. 당시 가입한 병의원 네트워크가 26개. 현재는 58개의 네트워크 병의원이 가입되어 있고 총 지점 수만 500여 개에 이른다.

KNHA는 네트워크 병의원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와 병원 경영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공유한다. 병원경영지원회사(MSO·의료홍보마케팅대행회사)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회사를 추천하고 알려주기도 한다.

KNHA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안건영 원장(고운세상 피부과 대표원장)은 “의료관광이 본격화되면 체계화, 표준화된 의료시스템을 갖춘 네트워크 병의원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KNHA는 의료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한국의 의료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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