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연료 130t 수억원 상당… 재사용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15분



항우연 “돌발상황 대비 전체비용에 이미 포함”
그냥 발사했다면 발사체 전체 폭발했을 수도

나로호가 갑작스럽게 발사 중지되면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발사체와 연료 문제, 발사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을 문답으로 구성했다.
― 그냥 발사했다면 결과는….
자동 프로그램이 발사를 중단하지 않았을 경우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만약 밸브 이상으로 엔진의 추진력이 줄어들게 되면 발사체를 우주로 들어올리지 못해 위성을 궤도에 올리지 못하거나 상승 도중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항공우주 전문가는 “연료저장탱크의 압력이 떨어지면 고온의 가스가 연료 주입구로 스며들어 발사체가 폭발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를 제어하는 자동 발사 시퀀스가 없던 시절에는 이번처럼 한 번 연료를 채운 뒤에는 더는 발사체 내부 상황을 점검할 수 없어 폭발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실제로 미국이 1957년 발사한 위성 발사체 ‘뱅가드’는 연소실의 고온 가스가 연료 주입구를 통과해 탱크로 스며들며 발사 2초 만에 폭발하기도 했다.
― 나로호는 다시 쓸 수 있나.
지금으로선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외국의 발사체들도 발사 중지된 뒤 대부분 재발사에 성공했다. 발사체 자체는 구조적인 결함이 없는 이상 다시 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다시 새 연료를 주입한 뒤 처음부터 발사 과정을 밟으면 된다. 하지만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면 나로호는 발사대에서 분리된 뒤 조립동으로 옮겨져 수리를 받게 된다. 이때는 재발사 여부를 다시 논의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1단 추진체를 러시아로 다시 보내 분해한 뒤 조립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현재로선 이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 재발사한다면 얼마나 손해인가.
나로호에 주입했다가 빼낸 연료(케로신)는 오염됐을 수 있어 다시 쓰지 못한다. 항우연은 19일 밤 12시까지 나로호에 주입했던 액체산소와 연료 130t을 전량 빼냈다. 항우연은 나로호에 필요한 예비용 액체산소와 연료를 이미 충분히 확보한 상태여서 추가 발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행사 비용, 인건비 등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항공우주 전문가는 “발사체 연료인 케로신은 불순물이 거의 없도록 고도 정제된 등유이기 때문에 수억 원이 추가로 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 연기 같은 돌발상황에 대한 비용은 전체 비용에 이미 포함됐기 때문에 실제 손실액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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