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으로 해친 건강은 재혼해도 회복 안돼

  • 입력 2009년 7월 28일 12시 14분


이혼은 건강에 해로우며 이혼으로 망가진 건강 상태는 재혼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사회학과의 린다 웨이트 교수 팀은 51~61세 8652명을 대상으로 이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건강과 사회행동 저널(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9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BBC 등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혼한 사람에게는 심장병, 당뇨, 암 같은 만성질환이 결혼생활 중인 사람보다 20% 더 많았다. 재혼할 경우 이 수치는 12%로 떨어졌다.

재혼한 사람의 건강상태는 지속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보다는 못했지만, 재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좋았다.

재혼을 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사람보다 12% 더 만성질환에 시달렸다. 반면 이혼이나 사별 후 재혼하지 않은 사람보다는 20% 정도 덜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이혼이나 사별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스트레스, 그리고 이혼 뒤 경제사정의 악화, 자녀 양육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으로 해석됐다. 반면 결혼 생활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부가 협동함으로서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부인이 남편의 식습관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트 교수는 "이혼을 통해 나빠진 건강이 재혼을 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당뇨나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은 천천히 진행되며 과거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또한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건강도 조사했는데 그 결과 50대가 넘도록 결혼을 않고 홀로 사는 사람들은 심장병, 당뇨병 같은 만성병 발병률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우울증은 13%, 계단 오르기나 짧은 거리 걷기도 어려워하는 문제는 12% 더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들의 건강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것은 과음과 흡연에 빠지기 쉽고 시간을 나눌 사람이 없다보니 오랜 시간 일하고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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