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거골 골괴사증 자가연골 이식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평소 하이힐을 즐겨 신는 직장인 이은영 씨(27·서울 동작구 상도동). 고등학교 시절 뜀틀 운동을 하다 발목을 접지른 적이 있는 이 씨는 자주 하이힐을 신다 보니 발목을 삐끗하는 일이 많다. 최근 걸을 때마다 통증을 심하게 느껴 디지털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정동병원의 김창우 대표원장을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정동병원은 전자진료차트(EMR), 자동처방전달체계(OCS), 영상저장 및 전송 시스템(PACS) 등 첨단 시설을 다수 갖추고 있다.》

아야! 툭하면 삐끗 발목 연골… 무릎 연골 이식했더니 말끔~

6∼12주면 정상적으로 걷고 9개월 정도면 뛰기도 가능

○ 골괴사 부위 파악

이 씨에게 X선 검사를 실시한 김 원장은 이 씨의 거골(복사뼈)의 골연골이 분리된 ‘거골 골괴사증’ 진단을 내렸다. 이 씨의 발목 관절부의 뼈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던 골연골이 반복되는 염좌로 인해 부상한 것이다.

거골 골괴사증은 발목을 삐는 것이 반복되면서 거골에 충격이 쌓여 발생한다. 부상 부위가 시큰거리고 관절 주변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 씨는 좀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실시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에서도 거골 골괴사증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초기 거골 골괴사증은 MRI 검사에서 괴사된 부위의 음영 변화가 나타나는 정도이지만 이 씨처럼 심각한 경우에는 괴사 부위가 뼈와 분리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골괴사 부위가 복사뼈의 관절면에서 분리되기 시작한 이 씨는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김 원장은 여러 수술 방법 중 ‘자가골 연골 이식술’을 추천했다.

○ 무릎 연골을 발목으로 이식

자가골 연골 이식술은 환자의 무릎에서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발목 관절 안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198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해오고 있는 전통적인 연골이식 방법이다.

이 씨처럼 골괴사의 범위가 깊어도 손상된 연골 크기가 4cm²를 넘지 않는 경우에만 수술이 가능하다.

김 원장은 “관절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재생이 되지 않은 조직이지만 자가 골 연골 이식술을 통해 이전의 정상적인 관절로 복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틀 후 이 씨는 몇 가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척추 부위의 부분마취 가능성 여부를 체크하고 바로 입원했다. 다음 날 수술대에 올랐다.

김 원장은 먼저 관절경을 통해 발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또 다른 이상은 없는지 체크했다. 복사뼈를 절골한 후 골괴사 부위를 적당한 크기로 원통 모양으로 분할해 떼어냈다. 무릎 관절경으로 이식할 골연골을 원통 모양의 적당한 크기로 떼어 발목 부위에 이식한 후 절골했던 복사뼈를 다시 붙여줬다. 약 2시간에 걸쳐 수술은 끝났다.

김 원장은 “자가골 연골 이식술은 무릎에서 이식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복사뼈를 절골했다가 다시 붙여야 해 환자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본인의 골 연골을 이식하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의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또 6∼12주 정도가 지나면 이식한 연골이 안착돼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고 9개월 정도면 뛰는 것도 가능하다. 1년 정도 꾸준히 재활 훈련을 받으면 농구, 축구, 스키도 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 평소 발목강화 운동 해야

이 씨가 골괴사증을 일으키게 된 것은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 씨처럼 사소한 발목 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병을 키워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면서 “스포츠나 레저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습관성 발목 염좌가 거골 골괴사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발목 염좌가 발생했을 때 찜질을 하거나 파스를 붙였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해지고 부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 원장은 “평소 발목강화 운동을 통해 발목 건강을 지키는 것이 거골 골괴사증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를 즐기기 전에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하이힐 보다는 구두의 앞부분이 잘 휘어지고, 굽이 5cm가 넘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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