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셰셰∼ 인하대병원!”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中런민병원 요청, 칭다오에 ‘인하’ 이름딴 국제진료센터 개설

교수들 주말 직접 중국에 가 진료-기술 전수…의료 한류 물꼬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도입하고 싶다. 파트너를 구해 달라.”

2007년 5월. 중국 칭다오 런민(人民)병원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이런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런민병원이 신축공사를 끝내고 700개의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된 직후였다.

뭐가 아쉬워서 한국에 도움을 요청한 걸까. 하드웨어는 갖췄지만 의료의 품질을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공항과 가까운 인하대병원에 런민병원의 뜻을 전했다.

인하대병원은 머뭇거렸다. 런민병원이 자본 투자를 요청했으나 의료진의 파견만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냈다. 7월 런민병원이 제안을 수락했다.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두 병원은 곧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 인하대병원이 런민병원 안에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센터’를 열었다. 국내 대학병원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국제진료센터를 만든 것이다.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소화기내과, 비뇨기과, 소아청소년과의 3개 과 진료를 실시한다. 현재는 한국인을 포함해 현지에 거주하는 비(非)중국인이 대상이다. 칭다오 시는 중국에서도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도시다.

평일 진료는 중국인 의사가 하지만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오전에는 인하대병원 교수진이 현지에 가서 환자를 직접 본다. 이를 위해 24명의 교수가 중국의사면허를 땄다. 한국 교수들은 현지 진료를 하면서 우리 의료기술을 중국 의사에게 전수하게 된다.

이 센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런민병원과 인하대병원이 50%씩 나눠 갖는다. 두 병원은 앞으로도 의료서비스 공동마케팅을 펼쳐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다. 런민병원에서 수술하기 힘든 환자가 생기면 즉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하도록 협약도 맺었다. 자연스럽게 중국 환자를 유치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박승림 인하대병원 병원장은 “앞으로 국제진료센터에 진료과를 늘리고 현지에 상근하는 교수도 둘 계획이다”며 “일단은 비중국인이 대상이지만 곧 중국인 환자까지 진료를 확대해 명실상부한 ‘국제병원’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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