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뱃속 아기는 잘 자라는데 어느날 갑자기…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0분


임신여성에 잘 찾아오는 치아-눈 질환 방치하면 병 키워

치과진료 임신 4개월께 적당… 콘택트렌즈는 쓰지 말아야

여성은 인생에서 초경기, 임신기, 폐경기로 나눠지는 세 번의 큰 변화를 겪는다. 그때마다 건강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난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시기에 신체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임신 시기에는 호르몬 변화와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로 인해 임신성 치은염, 시력저하, 관절통 등 여러 가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 임신기에 잇몸 나빠져

‘아이 하나 낳으면 이 하나 잃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치아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임신성 치은염이 생기면 잇몸에 출혈이 있고 치아 주위가 부풀어 올라 잇몸 비대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성 치은염은 임신 2, 3개월에 많이 나타나 임신 8개월까지 심해지다가 9개월 무렵이 되면 감소한다. 그러나 겉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잇몸 안쪽에서 심각하게 염증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성 치은염 예방을 위해서는 임신 중이라도 치과진료가 가능한 시기를 미리 알아두고 치료를 받으면 도움이 된다. 임신 4∼6개월(임신 중기)이 치과진료에 가장 적합하다. 임신 초기는 태아가 처음 발생하는 시기이고, 임신 말기에는 장기가 완성되는 시기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치과 치료 시에는 의사에게 임신 사실을 미리 알리고 장시간 누워 있을 경우 아이가 배에 있는 혈관을 눌러 쇼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자세를 바꿔가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노원기 지오치과 네트워크 원장은 “임신 중에는 구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할 때 미리 사랑니를 빼주는 것도 방법”이라며 “예방 차원의 스케일링이나 충치치료를 미리 받아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 출산 후 시력저하 조심

임신 여성에게 나타나는 눈 질환으로는 장애성 망막박리가 있다. 이 질환은 일종의 시신경 손상으로 임신성 고혈압이 원인이다. 시야가 흐려지고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불빛이 번쩍이기도 한다.

보통 출산 이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계속 눈이 침침하고 시력에 장애가 생긴다면 반드시 안과에 가서 망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포함한 철저한 눈 검사가 필요하다.

콘택트렌즈를 주로 착용했던 여성이라면 임신할 경우 렌즈 착용을 중지해야 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 전보다 눈이 더 건조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인한 통증이나 염증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임신이 진행될수록 불편감이 더 커질 수 있고 각막 손상과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임신 중에는 렌즈를 끼지 않는 것이 좋다.

조정곤 예본안과네트워크 대표원장은 “임신 중의 시력저하는 호르몬 변화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시력 회복의 속도가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눈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체중 증가로 인한 관절통

여성은 임신 후 체중이 늘고 배가 불러오면서 무릎 통증이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5kg 증가하면 걸을 때는 20kg,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35kg의 무게가 무릎에 가해진다. 그러나 임신 중에는 관절통을 자주 느끼기 때문에 소홀히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남창현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임신기에 무리하게 활동하면 각종 관절염이 생기고 인대가 손상되며, 심할 경우 연골판이 찢어지기도 한다”며 “임신 중에는 예방관리에 초점을 두고 출산 후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신 중 무릎관절 통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과도한 체중 증가를 막아야 한다. 음식의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한다. 걷기나 수영을 꾸준히 해 줄 필요도 있다.

평소 생활자세 관리도 중요하다. 외출 후 다리가 부어오르면 다리를 높게 올려놓는 방법으로 부기를 빼준다. 무릎 통증 예방을 위해서는 푹신한 침대보다 딱딱한 온돌이 좋고,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다.

출산 후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스트레칭, 맨손체조, 아쿠아 에어로빅, 걷기 운동이 효과적이다. 산후조리를 할 때 관절 부위가 찬바람이나 찬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방의 온도는 21∼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한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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