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고속 추적망원경 첫 개발

  • 입력 2009년 2월 3일 21시 07분


로봇 시각센서 개발이나 미사일이나 레이저 추적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우주망원경(MTEL)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화여대 물리학과 박일흥 교수팀은 "현존하는 망원경 가운데 번개 등을 가장 빠른 속도로 추적해 관측할 수 있는 MTEL는 우주 관측용도 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올해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소유즈-2 로켓에 실어 우주로 발사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박 교수는 "MTEL에 장착한 마이크로거울이 계속해서 빠르게 방향을 바꾸며 미지의 우주 섬광들을 포착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위치추적카메라가 움직이는 사람을 추적하는 정도라면 MTEL은 1m 앞에서 날아가는 총알도 쫓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MTEL은 우주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메가번개' 등 미지의 우주섬광도 포착할 수 있다. 구름 아래에 생기는 보통 번개와 달리 메가번개는 구름 위에서 1밀리초(1000분의 1초)~1초 동안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메가번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등 지구에 많은 영향을 주지만 워낙 관측이 어려워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박 교수팀이 정부 등의 지원아래 제작비 20억 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MTEL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우주국에서 우주환경인증시험을 통과한 뒤 현재 러시아 인공위성 '타티아나-2'에 탑재돼 있다.

MTEL은 1년 이상 800㎞ 우주 상공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위성 운영은 박 교수팀과 러시아가 함께 맡는다.

박 교수는 "약 3년 전 국제심포지엄에서 MTEL 아이디어를 발표했는데, 러시아우주국이 관심을 보여 탑재와 발사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저지주립대에서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2년 이화여대에 부임한 박 교수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초미세전기기계시스템(MEMS) 우주망원경 창의연구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박 교수는 "우주망원경 연구만 10년 됐다"며 "우리 팀의 연구역량은 이제 세계 정상급"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기자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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