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블로거들 ‘익명의 바다’ 밝히는 등대가 된다

  • 입력 2009년 1월 12일 17시 55분


(박제균 앵커) 여러분은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계십니까? 최근에 정부기관은 물론 대기업, 대학교수에서부터 아줌마까지도 블로그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김현수 앵커) 오늘은 블로그가 바꿔가는 세상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인터넷뉴스팀 정호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앵커) 정 기자, 블로그란 이제는 익숙한 용어가 됐는데. 예전에 홈페이지라고 부르던 것과 무엇이 다른 건가요?

(정호재) 네, 블로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웹2.0 개념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요. 이 용어는 2~3년 전부터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유명 출판사인 오라일리사의 대표가 성공한 인터넷 기업들, 즉 구글, 애플, 페이스북, 유튜브의 공통적인 특징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요인은 인터넷의 본래 속성인, 참여와 공유 그리고 개방이라는 특징을 잘 활용했다는 결론을 얻었죠. 결국 이들이 닷컴 버블을 딛고 살아남았다고 해서 이전의 웹과 다르다는 뜻의 웹2.0 이라고 명명됐습니다.

이 같은 웹의 속성을 가장 적절하게 반영한 미디어가 바로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란 한눈에 홈페이지와 다른데요, 새 글이 먼저 보일 뿐만 아니라 연결이 쉽습니다, 내용적으로는 게시판이 기본단위가 아니라 사람이 기본 단위라는 점인데요. 즉 홈페이지 운영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블로거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매체의 속성을 가진 웹이 블로그라 하겠습니다.

(김 앵커) 우리나라에는 블로거의 숫자는 얼마나 되고 그 영향력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정) 네. 우리나라에 블로그가 본격적으로 상륙한 시점이 2005년 상반기인데요. 이후 매년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 야후 등 거의 모든 포털에서 블로그 서비스하고 있고, 이글루스 티스토리 같은 블로그 전문 서비스도 성업 중입니다. 특히 이들 블로그에 기반한 인터넷 기업들을 웹2.0 기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 개설된 블로그 수는 현재 1000만개를 훌쩍 넘고 있는데요. 주제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여행이나 요리 같은 취미에서 정치나 경제 IT 같은 전문 영역까지 블로그가 커버하지 않는 주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른바 파워 블로거의 숫자는 4~5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대신 이들 파워 블로거들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막강해져가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럼 이렇게 쓰여진 블로그 글들은 기존의 인터넷 댓글 같은 인터넷 미디어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정) 네. 인터넷 댓글의 경우 아무리 실명제가 도입 된다고 해도 그 사람의 성격이 글에 드러나지 않고 얼마든지 자신을 위장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익명성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요. 블로그의 특징은 글을 쓰는 자신이 누군지를 고스란히 드러내야 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얘기는 자신을 온라인상에 공개하고 일종의 검증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정확하고 의미 있는 글은 동료 블로거들에 의해서 발굴되고 평가받아서 제 가치를 인정받게 됩니다, 이른바 신뢰의 선순환 구조인데요. 이렇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블로거들이 차츰 기존 미디어를 대체해 나갈 전망입니다.

(김 앵커) 동아일보도 웹2.0 시대에 발맞춰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죠? 어떤 서비스 인지 소개를 해주시죠.

(정) 현재 뉴욕타임즈나 타임지 같은 세계적인 미디어들은 하나같이 기자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데요.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입니다. 동아일보에서도 이러한 취지를 살려서, 지난해 가을 기자와 전문가들이 함께 '저널로그'라는, 전문가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동아닷컴 김정연 블로그 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동아닷컴 김정연 팀장) "블로그는 개인의 커뮤니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창구로 활용되는 추세로 발전 중입니다. 이에 동아 블로그는 누구나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저널로그'라는 명칭으로 런칭했습니다. 동아일보의 기자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 그리고 독자들이 함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연구하는 전문 커뮤니티로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크루그먼 교수도 자신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제일 먼저 밝히고, 이를 기자들이 받아쓰는 형태가 돼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는 기존의 뉴스 생산과 유통방식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크게 변했다는 뜻입니다.

블로그란 미래의 미디어 환경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지만 힘센 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앵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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