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고환’ 방치땐 불임 우려… 생후 6개월~1세때 수술해야

  • 입력 2008년 9월 22일 02시 56분


남자 아이의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잠복고환(미하강고환, 정류고환)’일 가능성이 높다.

잠복고환은 신생아의 고환이 음낭까지 완전히 내려오지 못하고 복강에서 음낭 상부 사이에 멈춘 것을 말한다(그림).

잠복고환은 신생아의 3∼5%에서 발생한다. 조산아의 경우 30%나 겪는다.

보통 잠복고환은 생후 3∼6개월에 자연적으로 내려온다. 문제는 6개월 이후부터는 자연적으로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 이럴 경우 방치하면 아이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잠복고환은 외관상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탈장과 통증, 장꼬임 등이 생기기 쉽다.

잠복고환을 방치하면 생식세포 수도 줄어든다.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 소아는 만 1세 이전에 정세관 1개 속에 평균 0.36개의 생식세포가 들어 있고 1∼2세에 0.65개, 2∼4세에 0.74개로 증가한다. 반면 잠복고환 소아는 생후 1년 이내 정세관 속의 생식세포가 평균 0.85개이지만 생후 1∼2년에는 0.49개, 2∼4년 0.26개, 4년 이후에는 0.21개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성인이 돼서 생식능력이 저하돼 불임이 될 수 있다. 고환종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잠복고환은 조기 진단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복고환은 그냥 눈으로 보기에도 음낭이 비어 달라붙어 있어 불룩한 느낌이 없다. 아기의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초음파검사를 받도록 한다.

잠복고환 수술은 생후 6개월에서 1세 사이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환의 위치를 음낭 내로 이동시키는 비교적 가벼운 수술이지만 상당수 부모는 아직 첫돌도 안 된 아기에게 전신마취 수술을 시키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박관현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잠복고환 수술 권장 연령은 1950년대 만 10세, 1970년대 만 4∼6세, 1980년대 만 2세, 최근 1세 이전으로 계속 빨라지고 있다”며 “잠복고환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비뇨기과 소아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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