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포스텍 교수팀,자폐증 발병 뇌 속 메커니즘 발견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국내 연구진이 자폐증 발생에 영향을 주는 뇌 속 물질의 메커니즘을 찾아냈다.

포스텍(포항공대) 김정훈(사진)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대뇌의 편도체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인 ‘뉴로리긴’이 줄어들면 뇌세포끼리의 신호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자폐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쥐의 대뇌 편도체에서 뉴로리긴이 생기지 않게 했다. 그렇게 하자 뇌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일을 돕는 ‘NMDA 수용체’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용도에 맞게 재빨리 기능을 바꾸는 성질도 무뎌졌다.

시냅스의 기능이 떨어지면 감정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능력이 저하된다. 이는 자폐증의 대표적인 증세다.

연구진은 NMDA 수용체를 자극하는 물질을 활용해 자폐증을 치료하거나 증세를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연변이 뉴로리긴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뇌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기능이 발현되는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는 “연구의 시야를 분자 수준이 아니라 뇌 전체로 확대하면 자폐증을 비롯한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신경망을 조절하는 생체구조를 규명하는 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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