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도 맞춤시대! 여성형 인공관절

  • 입력 2008년 5월 13일 09시 16분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화 사회로 진행됨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는 노인 질환의 하나이며,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하루를 살더라도 건강하게! 오래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수술을 받는 환자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초기나 중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 치료, 운동 요법 등이 도움이 되며, 관절 내시경 시술이나 연골 이식술 등의 수술적 방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연골의 다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는 이러한 방법들이 도움이 되지 않게 되는데,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는 것이 통증을 없애고 정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해답이 된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말 그대로 닳아 없어진 연골을 대신하여 특수 합금과 고강도 폴리에틸렌, 세라믹 등의 재료로 만들어진 인공 제품으로 연골을 대체하는 것으로 새로운 관절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관절염의 통증을 없애고 관절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수술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건수가 고령화와 더불어 증가하고 있는데 이중 여성 환자가 약 85%이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육의 부피와 강도가 약해 그만큼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며,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가사노동이 많기 때문이다. 관절의 모양은 일반적인 외모나 신체 구조에서도 그렇듯이 남성과 여성, 개개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된다. 특히 관절의 경우 남성의 것과 여성의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여성의 관절은 남성의 관절보다 단지 크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모양 자체도 남성의 관절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관절의 모양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여성과 남성의 관절의 특징에 관한 연구에 많은 관심이 쏟아져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밝혀졌다. 여성의 무릎 관절은 남성의 관절에 비해 전반적이 크기가 작을 뿐만 아니라 가로 폭이 작아 관절모양이 타원형에 가까워, 원형에 가까운 남성의 관절과는 다른 특징을 나타낸다. 이러한 차이는 큰 무릎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더욱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무릎 앞부분이 남성의 관절에서는 볼록하게 나와 있는데 여성의 관절에서는 이에 비하여 덜 볼록하게 나와 있어서 납작코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절이 구부러질 때 맞닿는 홈의 방향도 여성에 있어서는 좀더 무릎 바깥쪽으로 길이 나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들 중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인공관절 제품들은 여성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남성과 여성의 평균치를 근거로 하여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평상시 입는 옷도 남성복과 여성복은 모양부터가 다른데, 하물며 수술 결과를 좌우하는 인공 관절도 남성과 여성이 달라야 함은 쉽고도 당연한 사실이다.

여성과 남성은 이렇게 무릎의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그동안 인공관절 치환술에 쓰이는 제품들은 남성용과 여성용이 구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 환자들의 경우 무릎 앞부분이 자극되어 통증을 느끼거나, 움직일 때 어색한 느낌이 들어 내 무릎이 아닌 것 같다는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는 마치 여성이 남성복을 입음으로써 옷소매가 튀어나오고 허리춤이 헐렁하고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여성 환자들의 불편감에 착안하여 여성의 관절에 맞는 여성용 인공관절이 최근 개발되었으며, 국내에서도 2007년 4월부터 여성용 인공관절을 이용한 인공관절 치환술이 시술되기 시작하였다. 수술 과정은 기존의 다른 인공관절의 수술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릎을 절개하여 닳아버린 연골을 깎아내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끼워 넣는다. 다만 수술 과정 중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해서 관절의 모양과 크기에 가장 맞는 사이즈의 인공관절 제품을 이용해서 수술을 하여 원래의 관절 모양과 크기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여성용 인공관절은 모양이 여성의 관절에 맞게 만들어져서 수술 후 무릎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이러한 여성용 인공관절로 수술을 한 후에는 무릎 앞쪽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현저히 줄어들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인공관절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무리가 가지 않아 장기적인 수명도 연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움말_ 제진호(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