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10명중 8명 “한국을 떠나고 싶다”

  • 입력 2008년 4월 20일 20시 31분


주요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소에 재직 중인 과학기술인 10명 중 8명은 '기회가 주어지면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은 경제적 처우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과학기술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10명 중 3명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동아일보는 '과학의 날'을 맞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15개 정부출연 연구소에 재직 중인 박사급 이상 정규직 연구원과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의 이공계 교수 등 총 200명(자연과학 전공자 64명, 공학 전공자 135명, 기타 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구성은 서울대 사범대 '두뇌한국(BK) 21 미래사회 과학교육 연구사업단' 단장 송진웅 교수(물리교육)의 도움을 받았다.

조사 결과 과학기술인의 46%가 한국 사회에서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낮다고 답했다. 사회의 인식이 높다는 응답은 10.5%에 불과했다.

경제적 처우가 높다고 답한 과학기술인은 단 한명도 없었다.

과학자가 된 것을 후회하는 이유로 절반 가깝게 '임금'(43.5%)을 꼽았고, '사회적 지위'(25.5%), '직업 안정성'(12.5%) 순으로 답했다.

송 교수는 "대부분 국내 최고의 연구기관에 소속돼 있고 경제적인 대우도 높은 편인 과학기술인들이 답한 결과라 더욱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연구 여건, 사회적 인지도, 경제적 처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과학기술인들까지 확대했으면 불만은 훨씬 심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 한국'의 미래를 맡을 초·중·고교생의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선 매우 심하다는 응답(31.5%)을 포함해 10명 중 9명(89%)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한편 과학기술인들은 연구를 위해 가장 정착하고 싶은 나라로 절반이 넘는 57.5%가 미국을 꼽았고 한국(18%), 유럽 (17%), 일본(6%)이 뒤를 이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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