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뒤 UP 제조업 유망직종]컴퓨터 보안 전문가

  • 입력 2007년 12월 20일 0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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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정훈(34·사진 왼쪽) 안철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입사 10년차의 베테랑 컴퓨터 보안 전문가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방화벽 등 이 회사의 제품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개발됐다.

초등학교 때 애플의 8비트 컴퓨터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그는 대학 시절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전산화 사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실력을 다졌다.

김 연구원은 “1997년 입사 초기만 해도 국내 대학과 대학원에 정보보호 관련 학과가 드물었다”며 “당시 컴퓨터 보안 전문가 중에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거나 전산학과를 졸업한 사람 외에도 컴퓨터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정진성(32·사진 오른쪽) 주임연구원도 ‘재야의 고수’ 출신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 대학에서 비서행정학을 전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인 그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실력을 인정받아 정규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이들 두 연구원은 컴퓨터 보안 전문가에 대해 “학벌보다 실력이 통하는 직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보보호 분야를 전공한 신입사원도 입사 후 6개월은 ‘피나는 훈련’을 받아야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직업 전문가 867명을 대상으로 10년 후 제조업(정보기술·IT 분야 포함) 유망 직업을 조사한 결과 컴퓨터 보안 전문가가 항공기 정비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영역별로는 △급여와 복리후생 등의 보상 영역 2위 △일자리 창출, 취업 경쟁 등의 고용현황 영역 3위 △승진, 자기 계발, 이직 등 발전가능성 영역 3위 △정규직 고용과 고용 유지 등의 고용안정 영역 7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근무시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등의 근무여건 항목에서는 가장 점수가 낮은 직업 5위에 꼽혔다.

컴퓨터 보안 전문가의 활동 영역은 다양하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제작 업체, 정보보호 컨설팅회사 등 보안업체나 일반 기업 및 공공기관 정보보호 담당자로 취업할 수도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등의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보안 전문가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국내에는 1812명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245만5000원으로 조사 대상 직업 중 35위, 평균 연령은 32.9세, 151위의 순위로 대체로 젊었다.

근무 시간은 맡은 업무에 따라 다르다. 개발자인 김 연구원은 일반 사무직과 출퇴근 시간이 같다. 하지만 개발에 들어가면 며칠씩 밤을 새우는 일도 있다.

바이러스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 정 연구원은 바이러스 사고가 발생하면 밤이나 주말에도 근무해야 할 정도로 긴박하게 움직인다. 3주에 한 번꼴로 오전 1, 2시까지 야근도 한다.

김 연구원은 “컴퓨터 보안 분야를 연구하다 보면 바이러스 제작이나 해킹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직업윤리가 투철해야 한다”며 “컴퓨터와 인터넷 등에 재미를 붙이는 일이 먼저”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악성코드를 분석하는 일은 시간과 땀이 필요하기 때문에 열정과 끈기도 중요하다”며 “프로그래밍 언어 등 기본적인 지식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컴퓨터 보안 전문가 되려면

네트워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등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대학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암호 해독 관련 통계학, 수학 전공자나 산업공학 등 공학계열 출신도 많다. 공인 민간자격으로 KISA에서 시행하는 정보보호전문가(SIS) 1, 2급이 있다. 국제자격증으로는 국제공인정보시스템 감사사(CISA), 국제공인정보시스템 보안전문가(CISSP) 등이 있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컴퓨터 보안 전문가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 컴퓨터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며 다양한 장비와 소프트웨어들을 다루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글=박용 기자 parky@donga.com

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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