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한반도 상륙 …강풍·폭우

  • 입력 2007년 9월 16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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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큰 피해를 주고 북상중인 제11호 태풍 \'나리\'의 16일 16시30분의 위성사진. 태풍 나리는 이날 오후 6시께 여수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 11호 태풍 \'나리\'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어 바람과 호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과 하천 주변의 시설물과 축대 등을 점검하고 농가에서는 수확기의 농작물과 과수의 낙과 피해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연합]
제주도에 큰 피해를 주고 북상중인 제11호 태풍 \'나리\'의 16일 16시30분의 위성사진. 태풍 나리는 이날 오후 6시께 여수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 11호 태풍 \'나리\'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어 바람과 호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과 하천 주변의 시설물과 축대 등을 점검하고 농가에서는 수확기의 농작물과 과수의 낙과 피해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연합]
16일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물에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입구 일주도로 변에서 한 여성운전자가 웅덩이에 빠진 차량을 버리고 대피하고 있다.[연합]
16일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물에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입구 일주도로 변에서 한 여성운전자가 웅덩이에 빠진 차량을 버리고 대피하고 있다.[연합]
16일 태풍 ‘나리’가 제주시 지역에 최고 400㎜에 가까운 물폭탄을 퍼부으면서 하천을 복개해 개설한 제주시 도남동 제석사로가 넘쳐흘러 도로변에 주차한 차량 100여대가 휩쓸렸다.[제주도청 제공]
16일 태풍 ‘나리’가 제주시 지역에 최고 400㎜에 가까운 물폭탄을 퍼부으면서 하천을 복개해 개설한 제주시 도남동 제석사로가 넘쳐흘러 도로변에 주차한 차량 100여대가 휩쓸렸다.[제주도청 제공]
제11호 태풍 ‘나리’가 몰고 온 강풍으로 16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한 공사장 현장사무실로 사용하던 컨테이너 하우스가 도로변으로 10여m 날려 승용차를 덮치고 있다.[연합]
제11호 태풍 ‘나리’가 몰고 온 강풍으로 16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한 공사장 현장사무실로 사용하던 컨테이너 하우스가 도로변으로 10여m 날려 승용차를 덮치고 있다.[연합]
제11호 태풍 '나리(NARI)'가 16일 제주와 전남지역을 강타, 주민 2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제주와 육지를 잇는 연륙교통이 완전히 끊겨 2만여 명의 발이 묶였으며 침수. 정전, 산사태, 시설물 파손 등 강풍과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 지방을 휩쓴 태풍은 오후 6시15분께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한데 이어 이날 밤 경남 밀양¤경북 안동의 코스로 한반도 남동부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보여 전남, 경남 북, 부산, 울산 등 태풍 통과선 주변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 제주.전남 `물폭탄' = 이날 낮 12시께 제주시 고산에서 최대 순간 풍속이 52.1m을 기록하는 등 오전부터 제주 전역에 초속 30¤40m의 강풍이 몰아쳤으며, 오후11시 현재 한라산 성판악 556㎜, 제주시 420㎜, 서귀포시 265.5㎜ 등 엄청난 강우량을 기록했다.

성판악 지역에 내린 556㎜는 1927년 기상관측 이래 하루 강우량으로는 최고치였다.

남부 지방에서는 전남 고흥 239㎜를 비롯해 순천 236.5㎜, 벌교 218㎜, 완도 215.5㎜, 산청 199㎜, 진주 193㎜, 광양 167.5㎜, 의령 146.5㎜, 하동 137㎜, 진도 126.5㎜, 목포 102㎜, 장성 88.5㎜ 광주 48㎜, 부산 21㎜의 강우량을 보였다.

강력한 비구름을 동반한 태풍이 북상하면서 한강수력발전처도 수위 조절에 들어가 오후 10시 현재 초당 팔당댐 4천125t, 청평댐 1천9t, 의암댐 538t, 춘천댐 361t을 하류로 방류하고 있다.

이날 밤 태풍의 직간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 경남, 경북, 강원도등의 지자체들도 비상근무에 들어가 상습침수지, 붕괴위험지 등 취약지 점검과 예방순찰에 힘을 쏟았다.

◇ 선박침몰. 주택붕괴로 인명피해 속출 = 강풍과 폭우에 따른 빗길 교통사고와 선박 침몰, 주택 붕괴 등의 사고로 오후 11시30분 현재 전국에서 13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후 2시30분께 제주시 용운로에서 신원 미상의 할머니가 빗물에 떠내려 오는 것을 주민들이 구했으나 숨졌고, 제주대 강모(54.물리교육과) 교수가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등 제주에서만 6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또 전남 보성에서는 마을 뒷산이 무너져 생후 8개월 된 아기가 숨졌고 장흥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숨졌으며 완도에서는 산사태로 4명이 흙더미나 나무에 깔려 부상했다.

곡성 도림사 앞 도로에서는 빗길을 달리던 승용차가 충돌,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등 전남에서 교통사고로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전남 해남군 해상에서는 7.93t급 안강망 어선이 침몰, 선원 2명이 실종되고 1명이 사망했으며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오모(41)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 건물 침수 및 도로유실 = 제주시내 하천 복개도로에 주차된 차량 100여 대가급류에 휩쓸려 파손됐으며 특히 제주시 중심부를 흐르는 4대 하천이 모두 범람, 건물 200여 채가 침수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날 폭우로 제주시내 도로 30개 구간이 침수돼 차량 통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고, 하천 주변에는 물에 떠내려 온 수십 대의 차량이 뒤엉킨 채 강풍에 뽑힌 나무, 쓰레기 등과 뒤범벅이 되는 등 제주시 전역이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또 제주도내 7개 초중고교 건물이 침수 또는 파손돼 초등학교 2곳과 유치원 1곳이 17일 하루 휴업할 예정이다.

전남 고흥에는 단 2시간 만에 217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고흥천이 범람하고 저지대가 침수되는 물난리에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전북 전주시 롯데백화점 인근에서는 상수도관이 파열돼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이밖에 광주 무등산 장불재 일대 등산로가 비에 유실되는가 하면 전남 해남 국지도 49호선의 200여m 구간이 침수되는 등 광주와 전남 곳곳에서 비피해가 속출했다.

경남 해안에는 태풍으로 해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밤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까지 겹쳐 곳곳에 `침수비상'이 걸렸다.

◇ 전기. 통신. 교통 두절 = 제주도에서는 162편의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하고, 제주기점 6개 여객선 항로가 전면 통제되는 등 연륙교통이 완전히 끊겨 2만 명이 넘는 주민과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또 전남 여수에서는 신항, 국동항 등 주요 항 포구에 선박 수천척이 대피했고, 부산. 목포 등 남해안의 주요 항포구에서는 어선 입출항이 전면 통제됐다.

제주도에서는 선박 11척이 침몰하거나 좌초됐고 제주시와 도내 30여곳, 5만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됐으며, 제2한천교 등 신호등 3곳이 파손됐다.

전남 여수에서는 1600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완도군 금일도와 생일도 등 도서지역 8천500여 가구가 단전됐으며, 고흥과 완도, 여수 등 도내 곳곳에서 전화선과 인터넷망 통신이 일부 두절됐다.

특히 `물바다'가 된 전남 고흥에서는 오후 한때 안부 전화 쇄도로 통화량이 평소 3배인 3만여 건으로 늘어났으며 일부지역에서 전화 불통 신고가 이어졌다.

이밖에 전남 여수시와 제주시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수십 가구의 베란다 유리창이 강풍에 박살나면서 유리 파편에 다친 주민들이 119구조대에 실려 가기도 했다.

한편 오후 9시 현재 시속 26㎞의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중인 태풍 `나리'는 17일 오전 3시께 경북 안동 남서쪽을 통과한 뒤 약화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17일 오전 3시를 전후해 저기압으로 약해진 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비로 약해진 지반의 붕괴 등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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