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 앓는 지구, 아프지마…청소년 기후대사 6명 선발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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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 난 지구에 ‘특효 해열제’를 놔 줄 거예요.”

올해 13세의 케냐 소년 오티에노 군의 가족은 얼마 전 정든 고향 시엘을 등지고 나이로비로 이사를 했다. 고향 마을이 무차별적인 벌목으로 황폐해졌기 때문이다. 매일 3km 떨어진 강으로 물을 뜨러 가야 했고 식량도 부족했다. 때 아닌 홍수로 아버지마저 잃었다. 오티에노 군은 이 고통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알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

정현규(제주 서귀포중 2년) 군은 요즘 오티에노 군과 북극에서 만나 지구온난화에 대해 토론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 군과 오티에노 군은 28일부터 8월 5일까지 북극 다산과학기지에서 열리는 ‘1.5도 다운 그린캠프’에 참여할 세계 청소년 기후대사로 뽑혔다.

이들은 이 행사에서 한국 방글라데시 브라질 케냐 프랑스 일본 호주 이탈리아 등 8개국에서 온 다른 나라 청소년 대사와 북극의 유빙과 생태를 조사하며 지구온난화의 실태를 직접 경험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 지구온난화를 막는 10가지 실천사항을 담은 ‘1.5도 다운 프로토콜’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 알릴 예정이다.

한국을 대표할 청소년 기후대사는 정 군 외에도 강임석(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1년) 배준규(부산 부산진중 3년) 이동근(대구 능인중 2년) 군, 곽민지(경기 청심국제중 1년) 김지선(경기 의정부서초 6년) 양 등 모두 6명. 5월과 6월 열린 ‘내가 생각하는 기후변화 UCC 공모전’과 ‘남이섬 기후캠프’를 통해 선발됐다.

이들은 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청소년 기후대사 발대식을 가진 뒤, 북극 니알슨 기지에서 열릴 캠프에 참가할 준비를 본격 시작한다.

이날 발대식은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이 주최하는 ‘지구를 살리자, STOP CO2 1.5도 Down’ 행사와 함께 진행되며 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이들에게 직접 위촉장을 준다.

안형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ut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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