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결심땐 ‘죽고 싶다’ 안해”

  • 입력 2007년 3월 9일 0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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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평생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은 33.5%다. 3명 가운데 1명꼴로 정신적 이상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본보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공동조사에서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88.7%·7번 문항)은 정신질환이 이처럼 흔한 질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6명(58.9%·4번 문항)은 정신과 약물은 한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할 만큼 의존성이 있고 뇌기능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신과 약물은 대부분 의존성이 없으며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면 뇌기능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 등으로 자살을 염두에 둔 사람의 절반 정도는 직간접적으로 ‘죽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지난달 자살한 정다빈 씨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60.9%·6번 문항)은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죽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다. 정신질환으로 비롯되는 파국을 막으려면 이런 오해부터 사라져야 한다.

응답자들은 정신질환의 종류와 증상에 대해선 많이 알고 있는 편이었다.

질환명을 나열하고 정신질환의 증상과 연결하라는 9번 문항에서 10명 가운데 5∼8명이 정답을 맞혔다. 특히 초등학생이 주의가 산만하고 수업 시간에 제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는 증상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는 답을 맞힌 사람은 76.8%나 됐다.

정신질환을 난치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1번 문항)은 10명 중 3명(29.8%)에 불과했다. 실제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치료가 잘되는 것부터 암처럼 치료가 힘든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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