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주사 없는 당뇨병 치료길 열어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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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의대 강경선 교수가 23일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체줄기세포의 추출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수의대 강경선 교수가 23일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체줄기세포의 추출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가 세계 최초로 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인슐린 분비 기능을 가진 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수의대 강경선(45) 교수 연구진은 23일 오전 서울대 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탯줄 혈액에서 분리한 성체줄기세포를 시험관 내에서 인슐린 분비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써 당뇨병 치료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성체줄기세포란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성숙 단계의 신체에 존재한다. 수정란을 파괴하지 않고 얻을 수 있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제기되는 생명윤리 문제를 피할 수 있고 이식 뒤에도 암 발생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강 교수는 “줄기세포는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당뇨병 환자에게 주입하면 수시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슐린 분비세포는 췌도세포(췌장에 있는 인슐린 분비세포)인 β세포로 비(非)조혈모 계통이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탯줄 혈액에서 백혈구와 적혈구를 만드는 조혈모 줄기세포가 백혈병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 부분적으로 사용돼 왔으나 2004년 이후 탯줄 혈액 내에 배아줄기세포 못지않은 분화력을 지닌 비(非)조혈모 계통 줄기세포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임상시험을 거친 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영국 뉴캐슬대에서 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동전 크기의 간으로 재생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논문을 통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치료에 쓰일 수 있을 만큼의 대량 배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내 특허 출원을 받았으며 24일 미국 국제학술지 BBRC(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의 온라인에 공개된다. 학술지는 책자로 3, 4월경 출판될 예정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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