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안에 덩어리… 헉, 혹! 암?… 40세 넘으면 내시경 검사 꼭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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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에 난 선종(위)을 혹이 시작되는 오목한 부위에 철사를 감고 열을 가해 잘라내고 있다(아래).
대장에 난 선종(위)을 혹이 시작되는 오목한 부위에 철사를 감고 열을 가해 잘라내고 있다(아래).
《얼마 전 한국 초창기 프로야구 스타인 박철순, 최동원 씨가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에 많은 4050세대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스타나 지인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으면 ‘혹시 나도…’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실제 건강검진에서 장기에 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사람은 화들짝 놀란다. 혹이란 말 자체가 암에 대한 공포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혹이라고 해서 다 암은 아니다. 장기에 생긴 혹에 대해 알아보자.》

● 혹은 세 종류…과형성 용종, 선종, 암

혹은 사람의 내장 가운데 위 대장 소장 담낭 등 속이 비어 있는 장기에 잘 생긴다. 요즘은 내시경, 초음파 등 진단 기술이 발달해 1mm 크기의 혹도 포착하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몸에 혹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듣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검진 때 발견되는 혹은 △내장 점막에 있는 정상 세포가 지나치게 자라나 생기는 ‘과(過)형성 용종’ △암은 아니지만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종(양성종양)’ △암(악성종양)이 있다.

이들 가운데 과형성 용종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선종이나 암과 달리 정상적인 세포가 자라난 것이라서 작은 크기라면 그냥 둬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cm 이상으로 커지면 과형성 용종이라도 잘라내는 게 좋다. 커지는 과정에서 정상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로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혹은 대부분 과형성 용종이다.

선종이 있다면 크기와 상관없이 무조건 잘라내야 한다. 선종은 크기가 1cm 미만이라도 1%가량이 암으로 발전되며, 2cm 이상이면 암으로 번질 가능성이 35%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선종도 역시 암은 아니다. 다른 장기로 퍼지지도 않고, 내시경으로도 잘라낼 수 있어 시술이 간단하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는 “어떤 종류의 혹이든 작을 때 찾아내야 암으로 가는 길목에서 차단할 수 있다”며 “40대를 넘어서면 정기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암은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기까지 자각증상이 별로 없다. 용종이나 선종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암에 잘 걸리는 연령대(위암은 40대 이상, 대장암은 50대 이상)가 되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좋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주부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에서 내시경 검사는 필수적으로 받는 게 좋다.

위 내시경 대신 흰 액체를 마신 뒤 X선으로 위장을 찍어보는 ‘위장 조영술’도 있지만 내시경 검사가 더 효과적이다. 조영술은 혹의 그림자를 보는 방식이어서 과형성 용종이나 선종을 쉽게 잡아내기는 어렵다. 내시경 검사 결과 큰 문제가 없다면 2년에 한 번, 심한 만성위염 등이 있다면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대장 내시경은 3∼5년 주기로 받는 게 좋다. 검사료가 비싸기 때문에 통상 회사나 건보가 제공하는 건강검진 항목에는 빠져 있다.

만일 과형성 용종이 발견됐다면 6개월∼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요즘은 내시경 시술이 발달해 검사와 동시에 시술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병원 측이 시술을 제안하더라도 환자 자신이 만성신부전증, 간경변, 혈관계 질환을 앓아 약을 먹고 있다면 의사에게 반드시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런 환자는 혈액응고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수술 시 과다출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암을 포함한 모든 혹은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 지방을 최대한 적게 섭취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적절하게 운동해 뱃살을 줄이는 게 암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도움말: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전호경 교수)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
과거 대장의 선종, 대장암 진단을 받았거나 염증성 장질환을 앓았던 사람
가족 중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 환자가 있는 사람
가족 중 대장에 과형성 용종이 발견된 사람
지방을 많이 먹고 섬유질은 적게 먹는 사람
과거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을 앓았던 사람

대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는 경우
평소 배변습관과 달리 변비나 설사가 상당 기간 계속될 때
배가 자주 아플 때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대변에 피가 묻거나 섞여 나올 때
대변을 본 뒤에도 잔변감이 있을 때
암의 일반적 증상인 체중감소, 식욕감퇴,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 빈혈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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