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2기가 낸드 플래시메모리 세계 최초 개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0나노미터(nm) 32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1nm는 10억분의 1m다.

이 회사는 지난 35년 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돼 온 미국 인텔사(社)의 낸드 플래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지트랩플래시(CTF·Charge Trap Flash)’ 신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이 같은 개가를 이뤘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로 40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 32기가비트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다”며 “2008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는 32Gb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2010년 이후에는 정보화 시대의 정점인 ‘테라비트(Tb·1Tb는 1024Gb)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32Gb 낸드 플래시메모리 16개를 붙여 64기가바이트(GB·1GB는 8Gb) 메모리카드를 만들면 고해상도 사진 3만6000장(장당 1.8MB) 또는 2시간 분량의 DVD급 영화 40편(편당 1.6GB)을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도서관의 전체 소장 장서인 220만 권 분량의 정보도 이 카드 10장에 모두 담을 수 있어 ‘손 안의 도서관 시대’가 열린다.

32Gb 낸드 플래시가 양산되는 2008년 이후에는 MP3 음악파일 80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도 출시된다.

사람 머리카락 두께 3000분의 1 크기에 해당하는 초미세 기술로 구현된 40nm 32Gb 낸드 플래시메모리는 328억 개의 메모리 기본 소자가 엄지손톱만 한 크기에 집적돼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1999년 220nm 256메가비트(Mb) 낸드 플래시를 개발한 뒤 2000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반도체 집적도를 매년 두 배씩 늘리는 쾌거를 올렸다.

황 사장은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50nm의 장벽을 허물 수 있었던 것은 CTF 신기술 개발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CTF 기술은 1971년 인텔이 선보여 지금까지 적용돼 온 ‘플로팅 게이트’ 기술보다 공정 단계를 20% 축소하고, 셀 크기를 25% 줄이는 혁신적인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2009년쯤 CTF 기술이 20nm 공정의 메모리에까지 확대 적용되면 앞으로 10년간 250조 원의 시장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대 용량의 신물질 메모리인 512Mb P램(Phase Change RAM)과 신개념 하이브리드 드라이브용 시스템온칩(SoC·System on Chip) 등 최첨단 반도체 신제품도 함께 발표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낸드플래시메모리::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데 적합한 제품. 디지털카메라나 MP3플레이어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의 저장 매체로 주로 쓰인다. 1989년 일본 도시바가 처음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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