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자 주도 국제연구팀, 해왕성급 외계행성 발견

  • 입력 2006년 3월 14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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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이 관측법은 지구와 비슷한 질량의 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용해 향후 외계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북대 물리학과 한정호(韓正浩·42) 교수, 한국천문연구원 박병곤(朴炳坤·41) 연구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생 안덕근(安德根·30) 씨는 국제연구팀과 공동으로 미국 애리조나에서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지구 질량의 12배 정도인 해왕성급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팀은 지난해 5월 같은 방법으로 지구 질량의 600배 정도인 목성급 외계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중력렌즈 현상이란 별 2개가 한 시선 상에 놓일 때 뒤에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이 앞 별의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때 앞 별이 행성을 거느렸으면 휘어지는 양상이 달라진다.

세계적으로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발견된 외계행성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에 발견된 행성은 태양계로부터 2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었다. 1광년은 빛의 속도(초속 30만 km)로 1년간 이동한 거리.

그동안 확인된 외계행성의 수는 170여개로 대부분 행성의 영향으로 별빛의 스펙트럼이 달라지는 '분광(分光)' 현상을 통해 발견됐다.

이 방법으로는 지구보다 수백 배 크고, 수백 광년 떨어진 행성만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하면 수만 광년 떨어진 곳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또 지구와 비슷한 규모의 행성을 찾을 수 있어 외계 생명체 연구에 유리하다는 것.

이번 연구는 한국 미국 뉴질랜드 이스라엘 연구진이 참여하는 '외계행성 찾기 프로젝트(micro-FUN)'의 성과물로 미국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관련 논문이 곧 게재될 예정이다.

김훈기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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