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와 방사된 반달가슴곰 농부가 친 올무에 희생

  • 입력 2005년 8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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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 ‘낭림32’(왼쪽)가 농민 양모 씨가 쳐놓은 올무에 걸려 숨졌다.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올무를 쳤다는 양 씨가 자신이 설치한 올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구례=연합
반달가슴곰 ‘낭림32’(왼쪽)가 농민 양모 씨가 쳐놓은 올무에 걸려 숨졌다.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올무를 쳤다는 양 씨가 자신이 설치한 올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구례=연합

지난달 1일 지리산에 방사된 북한산 반달가슴곰(천연기념물 제329호) 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됐다.

환경부는 7일부터 반달가슴곰 ‘낭림32’(사진)의 전파발신기 활동이 중단돼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1km 떨어진 밤나무 농장 외곽 지역에 매장된 채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남 하동군 화개면 목통골에서 밤나무 농장을 하고 있는 양모 씨가 멧돼지 피해를 막기 위해 불법으로 설치한 올무에 반달곰이 걸려 죽은 것을 7일 발견하고 당황해 사체를 땅에 묻었다는 것.

전남 구례경찰서는 양 씨를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쓸개(웅담)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올무 덫 등 불법 밀렵도구의 단속과 수거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낭림32는 20개월 된 암컷으로 4월 북한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들여온 반달곰 8마리 중 한 마리. 나머지 반달가슴곰 7마리는 처음 방사됐던 문수리 일대에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곰은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온 5마리와 북한산 반달곰 7마리 등 12마리로 줄었다.

환경부는 이달 중 연해주산 반달곰 6마리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지만 일부에서는 방사된 곰의 야생 적응력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방사된 반달곰인 ‘반돌’과 ‘장군’이 민가에 침입했다가 다시 사육장으로 돌아갔고 러시아산 반달곰 ‘칠선’ 역시 등산객에게 먹이를 구하려는 등 야생 적응에 실패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구례=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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