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분화 미스터리 한국 과학자 부부가 풀어

  • 입력 2005년 8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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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 부부가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일대 전기가 될 ‘열쇠’를 찾아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암연구센터 홍정호(洪廷昊·39) 연구원은 14일 “아내 이화여대 황은숙(黃銀淑·34) 교수와 함께 ‘TAZ’라는 이름의 단백질이 성체 줄기세포의 일종인 중간엽 줄기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지 ‘사이언스’ 12일자에 실렸다.

홍 연구원 부부는 배양된 세포와 물고기 ‘제브러 피시’ 배아에 대한 실험을 통해 TAZ 단백질이 중간엽 줄기세포가 뼈를 만드는 골아(骨芽)세포로 분화되도록 유도하고 지방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성체 줄기세포가 인체의 특정세포로 분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돼 앞으로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 개발에 큰 진전이 기대된다.

사람의 골수와 탯줄혈액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성체 줄기세포는 다양한 분화 기능이 입증돼 현재 척수마비와 뇌질환 등의 치료제로 쓰기 위한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홍 연구원은 “성체 줄기세포 분화 관련 요소들은 상당수 밝혀졌지만 TAZ 단백질처럼 관련 요소들을 관장하는 근원 ‘열쇠’를 발견한 것은 훨씬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현재 TAZ처럼 줄기세포 분화를 조절하는 물질을 약물로 활성화시키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TAZ는 뼈 생성을 촉진하고 지방세포를 억제해 우선 골다공증과 비만 치료제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 부부는 서울대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홍 연구원은 존스홉킨스대를 거쳐 2001년부터 현재까지 MIT 암연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황 교수는 1999년부터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올해 6월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로 임용돼 귀국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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