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어린아이 포경수술…‘풋고추’를 어찌하오리까

  • 입력 2005년 1월 16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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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안모 씨(39)는 봄이면 중학생이 될 아들의 포경수술 때문에 고민이다.

아이가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에 수술을 받고 싶다며 엄마를 조르는 것. 어릴 때 포경수술을 받은 남편은 “애가 벌써 어른이 되려나보다”며 반가워한다.

그러나 안 씨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포경수술의 부작용 때문에 못내 불안하다. 그렇다고 “친구들 다 했는데 나도 하겠다”고 졸라대는 아이를 무조건 말리기도 어렵다.

혹시 포경수술 안 받았다고 아이가 놀림을 당할까봐 걱정도 된다.

○ 본인 판단이라면 무리 없어

안 씨의 아이처럼 스스로 포경수술을 받기 원하는 경우라면 시켜 주는 편이 좋다. 신생아 포경수술이 대부분인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주로 10대 사춘기 전후의 수술이 많다.

포경수술이 또래들과 동질감을 갖기 위한 성장기 통과의례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수술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성기를 깨끗이 관리하기 쉬워진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분명한 장점이다.

사춘기 때는 자위행위를 많이 하게 되지만 위생 관리에는 소홀하기 쉽다. 많은 남학생들이 청결에 주의하지 않다가 귀두 겉껍질 안쪽의 염증에 시달린다. 포경수술은 성적인 관심이 늘기 시작한 아이를 위생적으로 배려하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술 시기는 국소마취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때가 적당하다. 너무 어릴 때 수술을 받으면 통증으로 쇼크를 받을 수 있다.

또 포경수술도 성형수술이므로 음경이 어느 정도 자란 뒤에 받아야 모양도 좋다.

비용은 10만∼15만 원.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보통 수술 뒤 5∼7일이면 수술 부위가 아물어 목욕을 할 수 있다.

○포경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

신생아의 귀두 겉껍질은 귀두에 달라붙어 있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아이가 자랄수록 겉껍질이 귀두에서 자연히 떨어져 3∼5세에는 완전 분리된다. 그러나 때로 10대 후반까지 부분적으로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

20대 초반까지도 귀두 겉껍질이 벗겨지지 않거나 벗겨지더라도 음경을 조여 혈액순환과 발기에 문제가 될 때는 겉껍질을 제거해 귀두를 노출시키는 포경수술이 필요하다.

발기가 돼도 겉껍질이 젖혀지지 않는 ‘진성 포경’은 각종 감염의 위험이 크다.

겉껍질 안쪽에 세균이 침투하면 귀두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고름과 통증이 생긴다. 배뇨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이 예민해 사람이 옆에 있으면 소변을 보지 못하거나 소변을 볼 때마다 귀두 겉껍질을 손으로 뒤집어야 하는 아이에게도 포경수술이 도움이 된다.

신생아 포경수술은 통증 때문에 아이에게 큰 충격이 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삼가야 한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요도에 이상이 있어 감염 예방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수술 경향

최근 국내 포경수술이 너무 많다는 지적과 함께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늘었다.

특히 포경수술 전에는 음경이 휘거나 요도 위치가 어긋난 기형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나중에 요도를 성형해야 할 때 재료로 쓸 피부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경수술이 성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오히려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성기능 장애가 적다는 보고가 일반적이다.

요즘은 귀두 겉껍질에서 분비물을 생산하는 점막만 가능한 한 얇게 제거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겉껍질을 완전히 절제하는 수술은 음경 크기가 작아지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갈수록 줄고 있다.

레이저 수술은 출혈과 초기 통증이 적지만 수술비가 비싸고 메스 시술보다 수술 부위가 늦게 아문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최황 교수,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박관현 교수, 정신과 윤세창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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