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대=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이 대중화되면서 의사소통 방법은 이미 바뀌어 있었다.
대학원생 정모씨(27)는 최근 서울 강남역 부근으로 남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약속시간이 지나도 남자친구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자신의 뾰로통한 표정을 카메라폰으로 찍어 전송했다. 5분여 뒤 도착한 친구는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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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예전 같으면 전화를 걸어서 재촉했을 것”이라며 “말이 아닌 사진을 통해 느낌을 소통하는 게 이제는 더 재미있고 익숙하다”고 말했다.
▽Post 사진, 합성=사진으로 소통하는 데 익숙해진 ‘디카족’이 그 다음 관심을 돌린 분야가 합성. 그래픽 프로그램이 전문가의 전유물이던 90년대 말에는 국내 유명 배우의 얼굴을 외국 포르노 배우의 몸에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위조사진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 그러나 요즘 합성은 감쪽같지는 않지만 어설픈 가운데 유머와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게 유행한다.
▽합성, 쉽다=사진합성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포토샵’. 미국 어도비사의 제품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사면 전체 기능의 70%가량을 쓸 수 있는 번들용 제품을 준다. 그러나 대부분은 컴퓨터 학원이나 와레즈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 복제품을 구해 쓴다는 게 문제다. 한국어도비시스템스 최정미 차장은 “포토샵이 회사 전체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나 개인 구입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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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상에서 사진 두 장을 띄운 뒤, 한쪽 사진의 일부를 오려다 다른 사진에 붙이고 색채와 명암을 적당히 조절하면 합성 끝. 이렇게 합성된 사진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최근에는 네이버 야후 엠파스 등 포털 업체들도 앞 다투어 ‘합성 게시판’을 신설했다. 엠파스 김수경 과장은 “이미지 검색이 전체 검색건수의 20∼30%를 차지한다”며 “사진이 점점 글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깨비뉴스(www.dkbnews.com) 운영자 김현국씨는 “앞으로는 여러 컷을 합성한 사진으로 스토리를 만들거나, 합성사진에 음악을 곁들이는 ‘멀티미디어 합성’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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