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꿈의 테라비트급’ 이더넷 눈앞

  • 입력 2003년 4월 21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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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 이상의 컴퓨터를 연결해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은 없을까?’

독립적인 정보기기였던 컴퓨터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근거리통신망(LAN·Local Area Network) 기술인 ‘이더넷(ethernet)’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이더넷은 가정과 기업에서 두 대 이상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랜 환경을 만들 때 쓰는 데이터 공유 및 전송 기술. 랜 카드나 라우터 등 일상 생활에서 흔히 쓰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들은 바로 이러한 이더넷 기술의 산물이다.

우리 몸의 세포처럼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컴퓨터 네트워크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과 사무실의 근거리통신망은 이더넷 기술을 통해 이뤄진다. 이더넷으로 이뤄진 물리적 네트워크의 집합체가 바로 인터넷이다.

이더넷 근거리통신망을 만들 때 사용되는 네트워크 라우터와 스위치. 최근에는 유선 케이블 대신 무선 주파수를 활용하는 무선 랜 장비의 보급이 늘고 있다.사진제공 네이버 이미지앨범

▽이더넷의 탄생=이더넷은 인터넷과 비슷한 시기에 개발돼 발전을 거듭하면서 초고속 네트워크의 대중화를 불러왔다. 1973년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큰 시선을 끌지 못했지만 이후 인터넷 산업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더넷 기술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크 활용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로버트 메칼프 박사는 하와이 알로아대의 네트워크 전송방식에 착안해 이더넷 기술을 만들었다. 컴퓨터끼리 통신할 때 전송 중인 데이터가 있으면 기다리고 선로가 비게 되면 전송을 시작하는 게 이더넷의 원리. 전화 통화시 통화 중이면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거는 것과 같은 단순한 방식에서 출발했다.

이더넷이란 이름은 우주에 존재한다는 가설 속의 물질인 ‘에테르(ether)’에서 따온 것. 처음에는 원거리 저속망과 근거리 고속망의 중간 단계 전송기술로 개발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더넷 기술의 발전=이더넷은 78년 공식적인 표준으로 확립된 이후 80년 1세대 상용 기술로 발표됐다. 메칼프 박사는 이더넷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79년 쓰리콤을 설립해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 업체로 발전시켰다.

82년 2세대 기술규격으로 탈바꿈한 이더넷은 83년 국제표준화 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표준위원회로부터 ‘802.3 CSMA/CD 네트워크’라는 이름의 네트워크 표준으로 공인받게 된다.

이더넷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처음에는 2.94Mbps 수준에 머물렀지만 고속 데이터 통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10Mbps, 100Mbps에 이어 1Gbps 수준까지 속도가 빨라졌다.

각 가정에서 초고속인터넷망 접속에 활용하는 랜카드는 모두 10/100Mbps 이더넷 규격을 따르고 있다. 업계는 10Mbps 및 100Mbps급 이더넷을 이용하는 컴퓨터가 전 세계에 1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테라비트 이더넷 나온다=컴퓨터 성능이 발달하고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 활용이 크게 늘면서 조만간 현재 최고 속도인 1Gbps급 이더넷 보다 1000배 빠른 테라비트(Tbps)급 이더넷 기술이 등장할 전망. 올 들어 유선 랜의 케이블을 없앤 무선 랜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초고속 무선 랜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쓰리콤은 랜 케이블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 네트워크 장비를 선보여 전원 케이블을 쓰지 않는 이더넷 시대를 예고했다.

한국쓰리콤 최호원 사장은 “테라비트 이더넷과 초고속 무선 랜의 대중화는 음성,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유·무선 정보기기로 활용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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