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는 당뇨병 주간][건강]당뇨환자 ‘겨울 발病’ 조심 또 조심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23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과 김광원 교수가 당뇨병 환자의 발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과 김광원 교수가 당뇨병 환자의 발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11월 둘째 주는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김광원 성균관대 의대교수)가 정한 제11회 당뇨병 주간. 당뇨병 환자는 겨울이 되면 발 관리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몸의 혈당치가 높으면 온몸의 혈액 흐름이 순탄치 않은데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기 때문에 발의 조직이 약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티눈이나 물집, 무좀이 생기거나 상처가 나면 세균에 감염되기가 쉽고 잘 회복되지 않는다. 또 발의 신경이 무뎌져 상처가 나거나 덧나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해 악화되곤 한다. 날이 추우면 혈액이 잘 흐르지 않게 되고 발의 혈액량이 적어져 ‘발병’이 나기 쉬운 것. 특히 발은 한번 썩기 시작하면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발가락부터 자르다가 결국 다리 전체를 자르면서 정신이 황폐화되기도 한다.》

국내 의사들은 매년 1만여명의 당뇨병 환자가 합병증으로 발 다리가 썩어 잘라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조사에선 당뇨병 환자의 15%가 평생 한 번 이상 발 궤양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절반이 5년 이내에 발을 자르는 수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병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받으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환자가 집에서 치료에 적합지 않은 항균 연고나 소독제를 바르며 머뭇거리다 상처가 덧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는 평소 운동요법 식이요법 약물요법 등을 충실히 받아 혈당을 관리해 피가 잘 흐르도록 하면서 늘 발의 변화에도 신경써야 한다.

▽발 관리 수칙〓당뇨병 환자는 매일 밤 밝은 곳에서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서 상처나 무좀이 생겼는지 점검해야 한다.

매일 따뜻한 물로 발을 씻어야 하는데 타월로 심하게 문지르거나 독한 비누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10분 이상 물에 담그고 있으면 씻은 뒤 발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피한다.

씻은 뒤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닦고 발가락 사이도 잘 닦아서 말려야 한다. 발 피부가 푸석푸석할 때에는 로션을 바르면서 발을 마사지해 피부가 갈라지지 않도록 한다.

어떤 종류의 열을 가해서도 안 된다. 당뇨병 환자의 발은 감각이 무디기 때문에 화상이 진행돼도 모르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겨울에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뜨겁게 하면 안 된다.

발톱은 목욕한 뒤 밝은 곳에서 일직선 모양으로 깎으며 너무 바짝 깎지 않도록 한다. 둥글게 깎으면 일직선으로 깎는 경우보다 혈액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발가락 혈액 부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둥글게 깎으면 발가락에 상처가 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발은 꽉 조이지도, 너무 헐렁하지도 않은 것을 신는다. 조이는 신발이나 굽이 5㎝ 이상 되는 높은 신발을 신으면 티눈이나 굳은살이 생기기 쉽고 헐렁한 것은 마찰력 때문에 물집이나 상처를 유발한다.

양말은 꽉 조이는 것을 피하고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이나 모 소재를 고른다. 양말은 종아리 쪽을 약간 찢어서 신는 것이 좋다.

옷도 꽉 조이는 것보다 느슨한 것을 입으며 벨트를 꽉 조이지 않는 것이 좋다. 여성은 거들이나 코르셋을 입지 않는다.

상처가 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않아야 하며 슬리퍼를 신고 외출하지 않는다.

담배는 혈액 순환에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끊어야 한다. 또 책상다리를 하고 앉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등의 습관은 버려야 한다.

다리가 튼튼하면 혈액 장애가 덜 생기게 돼 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일 한 시간 정도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운동법이다. 일할 때에도 틈틈이 다리를 구부렸다 펴고 발목을 돌려주는 운동을 하면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발이 이상하다 싶으면〓매일 발을 관찰하고 특정 부위의 색이 변하는 경우, 감각이 변하거나 통증이 심한 때, 열이 날 때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긴 경우 환자가 칼로 잘라내려고 하거나 티눈 빼는 약을 쓰지 않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도 주치의를 찾는다.

발병은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하므로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발에 생긴 상처가 저녁까지 경미했다가 밤사이 급속도로 진행돼 다음날 한쪽 발이 거의 고름으로 가득 차서 결국 발을 절단하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집안에서 발을 다친 경우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잘 세척한 뒤 상처 부위를 말리고 1회용 밴드나 거즈를 붙인 다음 병원에 가야 한다. 최근에는 상처나 화상 부위에 적절한 습기를 주고 외부로부터 이물질이나 병원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특수 거즈가 시판되고 있어 가정에서 임시용으로 쓰기에 좋다.(도움말〓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내과 유형준 교수)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17일 당뇨건강 걷기대회▼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 주간을 맞아 17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당뇨 건강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당뇨병 환자와 가족뿐 아니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하면 대한당뇨병학회 소속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100여명의 의료진들과 함께 걸으며 당뇨병과 관련한 식사요법, 생활요법, 치료법 등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또 행사 전후 두 차례에 걸쳐 혈당검사를 받게 되며 코스 곳곳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스트레칭, 체조 따라하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걷기 대회를 마친 후 추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자가혈당측정기, 만보계, 자전거 등을 준다. 당뇨 주간에는 전국에서 당뇨병 환자 및 시민을 대상으로 당뇨병 공개강좌와 거리 당뇨측정 행사가 펼쳐진다. 080-900-1119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