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기름(지방)의 건강학…올리브유 몸에 좋아

  • 입력 2002년 9월 29일 17시 24분



“몸에 해로운 트랜스지방산은 48%, 포화지방산은 16% 줄이고 유익한 복합불포화지방산은 167% 증가시킨 새 기름으로 바꿉니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사는 이달 초 감자튀김 등을 만들 때 사용했던 기름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비판가들은 즉각 “전향적인 조치이지만 그렇다고 감자튀김이 ‘건강식품’으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며 맥도널드사를 비난했다.

지방에 쏠리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고지방 음식이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은 지 오래.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지방이 비만과 심장병, 대장암 등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건강을 지키는 필수 영양소. 어떻게 지방을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어떤 지방을 선택하느냐가 건강을 지키는 열쇠”라고 말한다.

매일 만나는 음식을 통해 알게 모르게 섭취되는 지방. 해로운 지방을 멀리하고 건강에 좋은 지방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다양한 지방의 세계〓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쇼트닝 돼지기름 야자유…. 지방의 세계도 사람의 입맛만큼이나 다양하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방은 식품 속에 지방산의 형태로 존재한다. 심장병과 동맥경화 등을 일으켜 건강의 적(敵)으로 꼽히는 포화지방산은 주로 쇼트닝 등 동물성 지방에 많다.

반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불포화지방산은 참기름과 들기름 등 식물성 지방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동물성 지방은 상온에서 대부분 고체, 식물성은 액체(기름) 상태이다. 삼겹살을 굽고 난 뒤, 곰국이 식은 뒤 남는 지방이 하얗게 굳어지는 것을 떠올리면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뉴스의 초점은 트랜스지방산. 마가린 쇼트닝처럼 액체 상태의 기름을 오래 보관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공 지방산이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최혜미 교수는 “트랜스지방산은 피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암세포를 잘 자라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을 먹어야 하나〓“지방의 종류와 특성은 복잡하지만 지방 섭취법은 간단하다. 몸에 해로운 두 가지 종류의 지방산은 피하고 건강에 좋은 나머지를 먹어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지방에 대한 특집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방섭취법을 제시했다. 건강에 좋은 지방은 불포화지방산. 이 중에서도 복합불포화지방산은 몸의 성장과 대사과정에 꼭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다. 몸속에서 형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며 오메가-3와 오메가-6가 대표적이다.

오메가-3는 꽁치와 연어, 정어리 참치 고등어 등 등 푸른 생선에 많고 오메가-6는 열대지역에서 생산되는 기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물성 기름에 함유돼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올리브유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의 보고(寶庫). 한국인이 즐겨 먹는 들기름은 오메가-3가 가장 많이 함유돼 있고 참기름은 단일과 복합불포화지방산이 골고루 많이 든 식용유이다.

▽무엇을 피해야 하나〓닭튀김이나 감자튀김 등 패스트푸드는 트랜스 및 포화지방산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많이 든 음식.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기름으로 튀기기 때문이다. 이밖에 전자레인지용 즉석 팝콘과 케이크, 쿠키 비스킷 도넛 등도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음식으로 꼽힌다.

시중에 판매되는 라면 스낵류 등도 주의해야 할 음식. ‘공업용 우지(牛脂) 파동’을 겪으면서 제조업체는 튀김 기름을 팜유 등 식물성으로 대체했으나 건강에 이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최 교수는 “팜유와 야자유는 식물성이지만 포화지방산이 동물성지방보다 많다”며 “단지 식물성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건강에 이로울 게 없다”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Q&A▼

Q:마가린은 식물성인데 왜 고체인가요.

A:일반적으로 상온에서 고체면 동물성, 액체면 식물성 지방이다. 마가린은 식물성지방 중 불포화지방산에 수소를 첨가해 포화지방산으로 변화시킨 것. 원료는 식물성이지만 버터와 같이 실온에서 고체 상태이다. 딱딱한 마가린일수록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Q:필수지방산이 모자라면 어떻게 되나요.

A:성장저하, 피부 및 생식기능 이상 등 결핍 증세가 나타난다. 성인의 지방조직에는 필수지방산이 많이 저장돼 있어 음식으로 먹는 양이 적더라도 저장된 필수지방산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몸속 저장량이 적고 먹는 음식이 단조로운 영유아나 노인은 쉽게 결핍증이 생길 수 있다.

Q:오메가-3 지방산은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메가-3와 오메가-6와 같은 필수 지방산이 모두 필요하다. 둘은 독특한 기능을 하며 대사과정에서 서로 경쟁적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섭취량보다는 상대적인 섭취비율이 더 중요하다. 한국영양학회는 오메가-3 지방산(생선과 녹색 채소에 풍부)과 오메가-6 지방산(씨앗류 곡류 등에 풍부)을 1 대 4∼1 대 10의 비율로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도움말〓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최혜미 교수)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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