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태극권 관절운동…"관절염 통증 줄이기 안방서도 가능"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08분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이 항상 쑤시고 아픈 주부 이모씨(53).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지만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수영이 좋다지만 예전부터 물을 무서워해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 없을까.

이씨 같은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한 운동이 선보였다. 한양대의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교수와 서울대 간호대 이은옥 교수, 순천향대 간호대 송나윤 교수는 관절염 환자를 위한 태극권 관절 운동(일명 타이치)이 통증을 감소시키고 관절이 굳는 것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태극권은 1600년대부터 중국에서 널리 알려진 무술이다. 자신도 관절염을 앓고 있던 호주의 가정의학과 의사 폴 램 박사는 태극권을 관절염 환자가 쉽게 할 수 있도록 변형시켰다.

관절염 환자에게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운동을 해야 관절과 주변 근육이 강화되고 엔도르핀이 생성돼 통증도 감소된다.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조금만 빨리 걸어도 쉽게 숨이 차고 피곤해진다.

그러나 조깅이나 에어로빅은 무릎이 아프고 수영은 주변에 수영장이 없거나 또는 중이염이나 비염에 걸려서 못한다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게 배 교수의 설명.

태극권 관절운동은 한 번 배우면 방 안에서도 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운동이다.

배 교수팀이 2000년 12월부터 2001년 7월까지 한양대병원에 다니는 관절염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조사한 결과 태극권 관절운동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관절 통증이 44%, 관절의 뻣뻣함은 11% 정도 감소했다. 또 복근력은 33%, 신체균형감각은 78%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관절염 환자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관절염의 위험이 높은 50대 이상이 하면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며 “국내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태극권 관절운동을 세계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1월 미국 류마티스 학회에서 발표됐다. 이은옥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대한건강전문학회의 간호사들을 통해 보급할 예정이다. 한양대 류마티스 병원에서는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강연을 열 계획이다. 02-2290-9216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몸에 무리 안줘 당뇨병등 환자들도 가능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하는 운동은 무엇일까. 정답은 ‘우슈’. 흔히 ‘쿵푸’라고 불려 온 우슈는 ‘무술(武術)’의 중국어 발음이다. 세계 10억의 인구가 우슈를 즐긴다. 특히 우슈 중에서도 태극권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많다. 태극권은 그 몸놀림이 유연하고 기품이 있으며 동작이 흐르는 물처럼 이어지는 것이 특징. 역동적인 변화 속에 고요함이 숨어 있어 일명 ‘움직이는 선(禪)’이라 불린다. 국내에는 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를 계기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태극권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노약자나 심장병 관절염 신경통 간(肝)질환 당뇨병 등의 환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또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 저하를 예방하고 심폐지구력 근력 근지구력 평형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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