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아침식사는 몸을 깨우는 자명종

  • 입력 2002년 4월 21일 17시 45분


《직장인의 3분의 1은 아침을 거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샐러리맨’(www.sman.co.kr)이 최근 회사원 540여명을 대상으로 아침 식사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원래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92명으로 35%나 됐다. 집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251명으로 조사 대상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장기 학생들도 ‘0교시 수업’ 때문에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아침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있다.

바쁘기도 하고 입맛도 없고, 걸핏하면 거르기 일쑤인 아침식사. 그러나 건강을 위해 아침 식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저녁 식사 이후 다음날 점심까지 공복 시간이 길어 인체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는 것. 전문가들에게 ‘아침 식사의 건강학’을 들어본다.》

▽아침 식사와 건강〓아침밥은 특히 대뇌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뇌 활동에 포도당은 필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포도당은 식후 12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점심 식사까지 3∼4시간 정도의 ‘포도당 공백 시간’이 생기기 때문에 뇌의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 두뇌 활동이 많은 수험생이나 사무직 종사자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과소평가받기 쉽다.

아침을 거르면 비만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아침 때 보상받지 못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점심과 저녁 식사 때 폭식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 몸 속 위장의 흡수율도 높아지면서 몸 안에 저장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양도 늘어나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침식사는 변비와도 관련이 있다.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사람은 대부분 아침 식사 뒤 화장실에 간다. 섭취한 음식이 장을 자극해 배설로 이어지기 때문.

강남서울외과 정희원 원장은 “아침을 거르는 사람 3명당 2명꼴로 변비에 걸린다는 통계조사도 있다”며 “배 근력을 키우는 운동과 함께 아침 식사는 ‘쾌변’의 필수요소”라고 말했다.

▽어떤 음식이 좋을까〓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적은 양이라도 밥과 빵 떡 시리얼 등 당질 식품을 먹어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밥 국 생선류나 빵 우유 햄 계란 등의 식단에 과일을 첨가한다면 포도당은 물론 다른 영양소까지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유아식단은 성장기라는 점을 고려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수험생과 화이트칼라 종사자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소화흡수율이 높은 음식 △육체 노동이 많은 블루 칼라 종사자는 열량이 많은 음식 △노년층은 맵지 않고 짜지 않고 기름기가 적고 단단하지 않은 음식을 추천했다.

오랜 기간 아침을 거른 사람이라면 신선한 봄나물과 과일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아이디어.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는 단백질이 듬뿍 함유돼 있고 달래는 비타민 성분이 골고루 담겨 있다.

▽한방에서는〓한방에서 봄은 ‘간장(肝臟)의 계절’이다.

간장의 기능이 활발해지면 상대적으로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억제돼 소화가 잘 안 되고 식욕이 감소하게 된다는 것. 가뜩이나 입맛이 없던 사람들이 봄이 되면 식욕이 더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생한방병원 내과 이성환 진료부장은 “우유 한 잔에 수삼 한 뿌리를 갈아서 먹거나 공사인 4g을 넣고 찹쌀로 죽을 쑤어 먹으면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인삼과 구기자를 넣고 끓인 죽은 춘곤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아침 식사를 대신하는 영양식으로도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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