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겨울 옷차림 "패션보다는 보온"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45분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유행에 맞는 패션보다는 건강을 위한 옷차림이 바람직하다. 또 옷을 따뜻하게 입으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두껍게 입거나 꽉 죄게 입을 경우 오히려 중풍이나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겨울엔 모자 신발 넥타이도 ‘건강 착용법’을 지키는 것이 좋다. 올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옷차림을 알아보자.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 두터운 옷 어린이 감기 더 잘 걸려

▽‘건강 옷차림’〓겨울엔 얇은 옷을 여러벌 입는 것이 따뜻하다. 합성섬유는 보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울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피부에 닿는 속옷은 반드시 면 소재를 입는다. 니트류의 경우 다른 소재로 된 옷을 위에 걸치는 것이 보온 효과가 높다. 신원의 invu디자인 이연수 실장은 “내복(면류)+니트류 셔츠+스웨트+외투 식으로 여러 겹을 입고 다니면서 주위 온도에 따라 외투와 스웨트를 벗는 등 적절하게 체온 조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피부염 환자나 얼굴에 여드름이 많은 사람은 목까지 올라오는 화학섬유로 된 옷을 피하고 부드러운 면이나 천연소재인 울 제품을 입는 것이 좋다. 화학섬유가 피부를 자극해서 염증을 악화시킬수 있기 때문.

어린이들은 너무 두터운 옷을 입을 경우 땀이 많이 나 감기나 탈수증에 걸리기 쉽다. 또 땀에 젖은 옷을 계속 입고 다니게 하면 체온이 떨어져 쓰러지는 ‘저온증’이 생길 수 있다.

쫄바지나 꽉 조이는 팬티스타킹을 입을 땐 남성은 정자수가 줄어들고 여성은 음부에 염증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인해 뇌중풍 심근경색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노인일수록 여러 겹의 옷을 입어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오전 5∼10시에 뇌중풍 심근경색 등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많으므로 이 시간에는 외출시 조심한다.

또 노인이 팔을 흔들기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외출하면 넘어져 뼈를 부러뜨리기 쉽다. 바지는 누비옷 등 푹신한 것을 입도록 한다.

◆ 와이셔츠 맨 윗단추 풀어놓아야

▽넥타이와 허리띠〓넥타이를 너무 꽉 매면 목동맥이 압박돼 중풍의 위험이 높아진다. 손가락 한 개 정도가 들어가게 매고 될 수 있으면 와이셔츠 맨 윗단추는 풀어 놓는 것이 좋다. 또 허리띠를 너무 조이면 배의 압력이 높아져 혈압이 올라가고 천식이나 폐질환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 합성섬유 피하고 보습제 충분히

▽정전기〓정전기는 말 그대로 정지돼 있는 전기를 말한다. 물체가 마찰되면 양(+) 또는 음(-)전하를 띠게 되며 이 전하들이 전깃줄과 같은 도체를 타고 흐르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기다.

인체가 의복과 마찰할 경우 ‘찌릿찌릿’한 정전기가 생긴다. 습도가 60% 이상이면 몸에 쌓인 전하가 공기 중의 수분으로 빠져나가 정전기 현상을 거의 못 느끼지만 습도가 30∼40%인 건조한 날씨에는 몸에 있는 전하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정전기가 일어난다.

특히 몸이 건조한 사람은 심한 편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전기가 유난히 심한 사람은 손이나 몸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야 한다.

손잡이나 자동차문을 열 땐 동전이나 자동차 키로 두들긴 뒤 열면 도움이 된다. 로션이나 동전이 없을 땐 두 손에 입을 대고 입김을 힘껏 불면 정전기 방지 효과가 생긴다.

섬유유연제는 정전기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정전기가 잘 생기는 합성섬유는 세탁 후 섬유유연제를 이용해 헹군다. 합성섬유를 입을 때에는 속에 면옷을 입는 것이 좋다.합성섬유 옷을 겹쳐 입으면 옷이 서로 엉겨 달라붙게 돼 정전기를 온 몸에 달고 사는 것과 같다. 정전기가 많은 사람이 스웨트를 벗을 때는 머리 위에 물 스프레이를 뿌린 뒤 벗으면 효과가 있다.

정전기 방지 생활용품도 시중에 나와 있는데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만지면 방전시켜주는 정전기 방지 열쇠고리와 정전기 방지 기능을 가진 양말, 정전기 방지 브러쉬 등이 있다.

◆ 당뇨병환자 동상예방에 신경써야

▽신발과 양말〓노인은 앵클부츠와 발목을 덮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신발이 헐거우면 발목을 삘 우려가 높다. 당뇨병 환자는 동상이 걸리지 않도록 특히 조심한다.

면소재의 두꺼운 양말을 습기가 찰 때마다 갈아 신어야 한다.

◆ 노인층 중풍 예방에 모자 도움

▽모자와 머플러〓모자는 중풍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 청력이 약한 노인이 모자를 쓸 땐 귀까지 덮는 것은 피한다. 주위 소리를 못 듣고 길을 가다가 사고를 당하기 쉽다.

특히 올 겨울엔 손뜨게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젊은 사람의 경우 ‘키치’ 스타일의 구멍이 송송 뚫린 손뜨게 모자와 머플러류는 잘만 하면 유행과 보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구멍이 뚫렸다고 추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 자체가 두껍기 때문에 따뜻하다.

천식이나 찬 공기에 대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외출할 때 마스크나 머플러로 입과 코를 가려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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