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원자 하나의 크기는 0.1∼0.5㎚ 정도)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원자현미경은 80년대 등장한 이후 수십가지가 개발될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탐침 움직임 컴퓨터 분석▼
원자현미경의 원조격인 SPM은 스캐닝탐침현미경(Scanning Probe Microscope)의 약자로 보통 원자현미경으로 불린다.
SPM 가운데 처음 등장한 것은 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으로 전기가 통하는 물체의 원자 이미지를 찍는데 이용된다.
SPM의 탐침과 시료를 원자 한두개 크기의 간격으로 접근시키고 양쪽에 전기를 걸어주면 비록 간격이 벌어져 있어도 전자가 에너지 벽을 뛰어 넘는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이 일어난다. 즉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탐침을 시료 위에서 움직이면 탐침은 시료의 원자 형상에 따라 상하로 움직인다. 바로 이 탐침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분석해 시료의 표면 원자구조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이다.
시료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일 때는 시료와 탐침 원자간에 작용하는 힘을 이용해 시료의 형상을 측정해내는 AFM(Atomic Force Microscope)라는 원자현미경이 쓰인다.
원자현미경은 제1세대인 광학현미경과 제2세대인 전자현미경에 뒤를 이은 제3세대 현미경이라고 불린다. 광학현미경의 배율이 최고 수천배, 전자현미경의 배율이 최고 수십만배인데 비해 원자현미경의 배율은 최고 수천만배로 전자현미경보다도 100배 정도 배율이 높다.
원자현미경은 분해능이 전자현미경에 비해 좋아서 원자 지름의 수십분의 1(0.01㎚)까지도 측정할 수 있다.
이제는 원자현미경이 STM이나 AFM에 그치지 않고 시료표면의 온도분포를 재는 SThM 등 수십종류가 개발돼 연구용이나 산업용 분석 측정기로 널리 쓰이고 있다.
연마된 광학렌즈의 굴곡도나 증착막의 두께를 재고 천연광석의 표면분석에도 활용된다. 반도체의 표면 계측이나 결함 분석에 필수이고 콤팩트디스크 자기디스크 등에 정보를 담아두는 비트의 모양새를 조사하는 데에도 쓰인다.
▼분자합성에도 사용▼
국내 유일의 원자현미경의 연구 및 생산업체인 PSIA의 박상일사장은 “원자현미경은 진공상태나 대기중 뿐만 아니라 액체내에서도 작동해 세포내 구조나 세포분열 등을 관찰할 수 있어 응용범위가 대단히 넓다”며 “원자현미경은 단순히 관찰 측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자를 깍아내거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분자를 합성하는데에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