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은 국제해커의 경유지"…KIDC통해 해킹경로 세탁

  • 입력 2000년 4월 26일 18시 57분


국내 인터넷 산업의 심장부인 데이콤의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는 국제 해커들의‘IP세탁소’인가.

미국의 보안전문 민간기구인 국제해커대응팀(퍼스트) 등 2개의 인터넷 보안전문기관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한국인터넷정보보호센터에“데이콤의 KIDC가 국제해커의 경유지로 이용되고 있으니 대책을 마련하라”는 경고문을 잇따라 보내온 사실이 26일 밝혀졌다.

이는 국제해커들이 미국 등 전세계 전산망 해킹에 앞서 자신의 경로(IP)를 감추기 위한 장소로 KIDC를 악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제 해커들이 국내 대학전산망, PC게임방 등을 경유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었지만 기업전산망의 심장부로 불리는 국내 IDC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단체의 항의문은 미국내 해킹 피해사례를 조사한 결과 KIDC를 경유한 로그파일이 잇따라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국제해커들이 KIDC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것은 KIDC내 입주 서버를 완벽하게 해킹, 마음먹은 대로 특정기업의 기업정보를 파괴하거나 외부로 손쉽게 빼돌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

이에 대해 데이콤은 “KIDC는 인터넷 망과 물리적인 보안서비스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개별입주 업체의 보안책임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킹사고가 발생한 KIDC는 다음 야후 라이코스 옥션 등 국내외 주요 인터넷기업과 사이버주식거래를 위한 국내 증권사 등 700개 기업의 인터넷서버 3500여대를 보관하는 아시아 최대의 인터넷 센터이다.

<정영태기자> 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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