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잡아야 21세기 생존"… 시장선점 총력전

  • 입력 2000년 1월 2일 23시 50분


“인텔은 세계최대의 D램반도체 생산회사였지만 지금부터는 인터넷 기업으로 불러주기 바랍니다. ”(인텔코리아 정용환·鄭龍煥 사장)

인터넷 기업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인텔뿐이 아니다. 세계 최대 컴퓨터회사인 컴팩은 ‘중단없는 e비즈니스’를 21세기 화두로 내세웠고 휴렛팩커드는 인터넷을 수돗물이나 전기처럼 편리하게 사용하는 ‘E서비스’를 새로운 기업전략으로 채택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장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는 인터넷을 사회변혁의 ‘견인차’로 인식한다.

e비즈니스가 ‘21세기 기업 생존의 키(Key)’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사업을 e비즈니스와 접목하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5년 이내에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e비즈니스 열풍=e비즈니스의 성장속도는 예측을 불허할 만큼 초고속이다. 지난해 3360억달러였던 전세계 e비즈니스 시장은 2003년 8조1100억달러로 연평균 8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 전역을 휩쓴 인터넷쇼핑 열기는 시작을 알리는 단편에 불과하다. 기업은 인터넷을 핵심적인 사업분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중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세계 일류기업들이 설정한 21세기 전략은 모두 인터넷으로 모아진다”면서 “e비즈니스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기업 사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선점하는 자가 패권장악=e비즈니스는 21세기판 서부개척으로 비유된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e비즈니스 담당 조영빈 수석연구원은 “e비즈니스는 기존 시장과 다른 법칙을 갖고 있다”면서 “그 중 하나가 먼저 뛰어드는 기업이 패권을 잡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존 산업에서 강했던 기업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 기존 사업환경에서는 대규모 광고비 지출과 광범위한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절대 유리했으나 앞으로는 좋은 아이디어와 소자본 그리고 전문적인 인력만으로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

▽e비즈니스는 기업경쟁력=전문가들은 한국기업들이 e비즈니스의 호기를 맞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구조조정으로 e비즈니스 추진에 필요한 여력을 확보한데다 인터넷인구가 금년 700만명에서 내년 1000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시장여건도 청신호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 이어 중국이 5년 후면 인터넷 이용인구 3억명으로 세계최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한국의 e비즈니스가 대비해야 할 국제시장환경의 변화로 손꼽힌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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