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사업권 겨냥' 짝짓기 본격화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의 사업권 획득을 위한 기업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추진해온 주파수 경매제가 최근 국회에서 무산되면서 기업간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해졌고 국내통신사업에 진출한 외국기업들까지 가세,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권 획득을 향해 달리고 있는 그룹은 크게 5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독 획득을 노리는 SK텔레콤과 △공기업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지닌 한국통신―한국통신프리텔 △IMT2000사업권 획득을 기업의 지상과제로 설정한 데이콤―LG텔레콤의 연합군이 가장 적극적이다.

여기에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하나로통신―이동호출사업자군과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와 한솔PCS 신세기통신 등 독자 행보가 어려운 이동통신사업자들도 대세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국통신이 첫번째‘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기간 통신사업에서 공기업을 제외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외국기업도 한국통신프리텔과 무선데이터통신부문의 제휴를 맺음으로써 ‘한국통신 대세론’에 편승했다. 다른 통신사업자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한솔PCS도 독자적인 사업권 획득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한국통신쪽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컨소시엄은 아직도 유동적인 모습이다. 데이콤의 경우 10월 하나로통신 신세기통신과 IMT2000 관련 공동 기술개발 등에 합의했지만 최근 하나로통신이 독자노선을 걷겠다며 대열에서 빠져나가자 현재는 신세기통신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신세기통신 역시 데이콤과 특수관계인 LG텔레콤과의 미묘한 입장 차이 때문에 새로운 파트너가 생긴다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확고한 동맹관계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

외국기업의 움직임도 변수. 현재 국내 이동통신 사업에 지분참여중인 보다폰(신세기통신) 벨캐나다(한솔PCS) 브리티시텔레콤(LG텔레콤) 등도 IMT2000사업에 진입하지 못하면 사실상 통신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 컨소시엄별 실익을 따져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기업간 활발한 물밑접촉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연초에 컨소시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내년 6월까지 IMT2000 사업자 수를 선정할 계획. 현재까지는 외국의 사례를 고려, 4개 업체를 선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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