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초등학교 고학년-사춘기때가 적당』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겨울방학이 되면 남자 아이들에게 포경수술을 해주려는 부모가 많다. 방학 때는 바깥 활동을 덜 하고 계절적으로 물을 접하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릴 때 포경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가는 의사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많은 전문의들은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도 맹장이나 편도선같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을텐데 사람들이 그것을 무시하고 마구 자른다고 지적한다. 포경수술은 또 출혈이나 감염 위험 등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도 한다. 실제 포피의 기능은 아직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대체로 유아기때는 귀두가 대소변에 닿아 오염되는 것을 막고 기저귀 때문에 긁혀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성장하면서는 귀두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유지하고 외상으로부터 보호한다. 포피에는 특별한 말초신경이 있어 성감을 향상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세계적으로 남성의 85%는 포경인 채 생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유태인은 생후 8일째되는 날 종교의식으로 포경수술을 해주며 이슬람교에서도 3세가 지나서 포피를 자르는 할례를 한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자위행위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1800년대부터 어린이들에게 포경수술을 실시했다. 당시 의사들은 자위행위가 간질 결핵 정신분열 등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었다. 1960∼70년대에는 미국에서 신생아 10명중 9명이 마취 없이 포경수술을 「당했다」. 신생아는 통증을 못느낀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갓 태어난 아기도 수술할 때 아픔을 느끼며 그 통증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요즘은 신생아때의 시술을 피한다. 유아 때 포경수술을 해 귀두를 노출시키면 기저귀에 요도끝이 스쳐 세균감염의 우려가 있다. 또 성에 대한 주체성이 생기는 2∼3세때 자기의 「벗겨진 고추」가 남과 다른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남이 던진 우스갯소리 한마디에 정신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포경수술을 해주는 이유는 보통 두가지. 하나는 포피와 귀두 사이에 때(치구)가 끼지 않아 위생적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귀두를 싸고 있는 포피가 벗겨지면 음경이 잘 발달해 성적 능력이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확증된 것은 아니나 포경수술을 한 쪽이 안한 쪽에 비해 요로감염이 생기거나 음경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낮다는 보고가 있다. 전문의들은 그러나 성기가 커진다든지 조루를 방지한다는 것은 낭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전문의 가운데는 △포경수술을 꼭 해야 하느냐는 데는 논란이 있으며 △위생을 위해 목욕때마다 포피를 뒤로 벗겨 자극성이 없는 물로 깨끗히 닦은 후 제 위치로 돌려놓고 △포경수술을 하는 시기는 아픔을 참고 자발적으로 응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귀두와 포피가 자연스레 분리되는 사춘기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많다. (도움말〓김세철중앙대 김광명서울대교수, 설현욱서울성의학클리닉 하태준비뇨기과 신학철피부과원장)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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