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대 원시조류 발자국, 萬여개 무더기 발견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약 1억2천만년전의 것으로 보이는 중생대 원시 조류(鳥類)의 발자국 화석이 경남 진주 한 지역에서 1만여개 이상 발견됐다. 그동안 공룡의 발자국 화석은 국내에서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으나 조류의 발자국이 이처럼 무더기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발자국 화석을 처음 발견한 경남과학고 백광석교사(47)는 『발자국의 대부분은 「작은 물새」(Koreanaornis hamanenensis)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갈퀴가 있는 조류의 발자국 등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것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화석들은 이 학교(경남 진주 진성면 소재) 교내에서 공사를 벌이던 중 우연히 발견됐다. 이번에 나온 발자국들은 대부분 3∼5㎝ 정도의 길이로 세 갈래로 갈라진 모습을 하고 있다. 백교사는 『조류의 발자국 뿐만 아니라 길이가 14∼20㎝인 소형 육식 공룡의 발자국과 하늘을 나는 익룡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도 여럿 포함됐다』고 밝혔다. 새들의 먹이가 됐던 것으로 보이는 작은 생물들의 화석과 함께 △집단행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새들이 혼자 걸어간 발자국 △부리로 먹이를 쫀 자국 △일렬로 줄줄이 따라서 걸어간 흔적 △퇴적층을 부리로 긁은 흔적 등도 찾아볼 수 있어 원시 조류의 행동을 연구하는 데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원시 조류의 발자국은 △작은 물새 발자국(경남 함안군 칠원면 일대) △큰 물새 발자국(경남 고성군 하이면 동해면 일대) △물갈퀴가 달린 새 발자국(전남 해남군 우항리) 등 3가지. 발견된 화석을 검토한 경북대 양승영교수(지구과학교육과)는 『중생대의 새 발자국은 공룡의 화석보다 더 희귀한 자료』라며 『한꺼번에 1만여점 이상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것으로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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