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정보화캠페인]「地方시대」말뿐…투자 불균형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5분


정보화 시대에는 「지방」이 설움을 씻을 것인가. 도농(都農)간 계층간 격차는 사라지고 드높은 삶의 질을 고르게 누릴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아직 전망은 밝지 않다. 오히려 정부 부처간 힘겨루기 이기주의로 정책 혼선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이를테면 「2002년까지 교사 1인당 PC 1대 보급」(교육부) 「2000년까지 3만5천개 마을에 PC 1대씩 보급」(내무부) 등 컴퓨터 보급계획조차 제각각이다. 농어민에 대한 컴퓨터교육도 농림 해양수산부와 정보통신부가 경쟁하듯 따로 벌이고 있다. 정보화촉진기금을 받아 농어촌컴퓨터교실을 운영중인 정보문화센터는 지난해 6월 강사는 늘리지 않은 채 교실수만 두배로 늘려 눈총을 사기도 했다. 오히려 대도시와 지방의 정보화 격차는 벌어지는 측면도 있다. 올해초 출범한 한국지역정보화학회 송인성회장(전남대 교수)은 『지역간 격차를 없애자는 정보화시대에 오히려 반대로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은 전체 전화매출액의 37%를 차지했으나 인터넷 매출액은 이것의 두배인 78.5%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하나의 증거다. 정보화시대에는 불가피하게 누리는 쪽과 소외당하는 쪽이 동시에 늘어나는 「빛과 그림자」현상을 낳는다. 그래서 정책의 초점도 정보의 혜택을 고르게 누리고 더불어 질높은 삶을 향유하도록 하는데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소득계층간 도농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인프라나 하드웨어의 측면을 고르게 확충하고 △전화료같은 정보 획득비용을 싸고 균등하게 유도하며 △정보화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고르게 받도록 정책을 펴나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프라 정보획득비용 교육 이 세가지 면에서 지방은 불리하고 중앙과의 격차는 대단하다. 지난해 「열린학교 시범사업」의 조사결과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 대학의 학생 1백명당 PC보유대수는 평균 13∼16대. 반면 대구 광주 제주지역은 9∼12대였다. PC를 네트워크로 연결한 비율도 서울지역(49%)에 비해 인천 24%, 대구 28%, 광주 25%의 수준에 불과했다. 지방대의 PC 70%이상이 단순사무자동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정보통신 산업의 기반도 편중되어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서울은 소프트웨어산업의 96%, 부가통신 산업은 93%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단순노동력 위주의 컴퓨터 등 정보기기 산업의 경우 인천(31%)에 이어 30%를 차지했다. 지방자치단체 스스로는 인력양성이나 정보화 사업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절대적인 예산부족에다 단체장들의 정보화에 대한 인식과 능력이 못미치는 탓도 있다. 일본의 자치단체가 「정보화의 지방발신(發信)시대」를 기치로 정보생산의 주역을 자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文熹甲(문희갑)대구시장은 『중앙정부가 초고속통신망 등 상위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지방의 열악한 하부인프라가 개선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라며 『법령 예산은 물론 정보화의 균형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과 투자가 준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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