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없는 「삼성서울병원」,환자 『만족』병원 『울상』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羅成燁기자」 입원환자 뒷바라지를 간호사가 책임지는 「보호자 없는 병원」이 국내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삼성서울병원(원장 한용철)은 간호의 전문성을 높이고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시간(하루 2시간)외에는 보호자의 면회를 금지하는 이 제도를 94년 10월 개원과 함께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1천99병상에 간호사 1천1백여명을 고용, 「환자 1인당 간호사 1명」의 전담간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서울중앙병원(2천1백33병상)의 1천9백여명, 서울대병원(1천5백64병상)의 1천여명에 비해 파격적으로 많은 숫자. 한국능률협회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병원업계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제도에 힘입은 바 크다. 환자와 환자가족에겐 「혁명적 의료서비스」로 환영받고 있지만 병원측은 매년 6백억∼7백억원의 적자 중 40억∼50억원이 간호사 인건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그룹 계열사들의 도움으로 적자를 감당해 왔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병원측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에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병원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가 시범병원에 지원하는 40억원 가량의 보조금으로 적자를 보충한다는 계산. 삼성서울병원측은 『외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보호자 없는 병원」을 국내에 정착시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운영 기술을 터득한 우리 병원을 시범병원으로 지정한후 차차 다른 병원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병원의 관계자는 『현재의 의료보험수가로는 이 제도를 운영할 수 없다』며 『정부가 특정 병원만 지원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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