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정보제공업체 조심을』…이용자 시간등 낭비 일쑤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洪錫珉기자」 PC통신의 내용을 채우는 정보제공업체(IP). 최근 PC통신이 활성화되면서 일부 수준이하 IP의 출현으로 PC통신사가 애를 먹고 있다. 이들 IP들은 남의 정보를 그대로 베껴 올리거나 선정적인 내용으로 이용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또 한번 올려놓고 그대로 방치하는 무신경파도 있다. ▼베끼기형〓2개 PC통신사에 결혼 정보를 제공하는 M사는 최근 같은 분야의 정보를 다루는 J사의 내용을 그대로 화면 갈무리해 내보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이를 본 J사에서 소송을 내겠다며 거세게 항의를 했기 때문. M사에선 아르바이트학생의 실수라고 둘러댔지만 결국 손해배상금조로 5백만원을 주고 해결했다. 물론 문제가 된 부분은 즉시 지워버렸다. IP간의 베끼기도 문제지만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것도 큰 문제. 사진이나 글을 작가의 허락없이 그대로 실었다가 항의를 받는 일이 잦다. ▼딴짓형〓계약서와 전혀 다른 내용을 올려 말썽을 빚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출발할 때와 달리 점차 선정적인 내용으로 변질되는 경우. 자동차 정보를 제공한다는 B사의 경우 자동차 옆에 아슬아슬하게 옷을 입은 여자 사진을 올렸다. 조회가 많을수록 PC통신에서 받는 정보 제공료가 높기 때문이다. ▼게으름형〓PC통신에는 늘 신선한 정보가 있어야 하지만 배짱좋게 몇달이 지나도록 똑같은 내용을 올려놓고 버티는 업체도 많다. PC통신사와 맺는 계약서에는 일정 기간 자료를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실제 「목이 잘린」 IP는 찾기 힘들다. 「봐주기」가 습관화된 것이다. 그 원인은 PC통신사 간의 IP 숫자 늘리기 경쟁 때문. 나우콤의 한 관계자는 『끊기기 바로 직전에야 한 건씩 자료를 올리는 얌체 IP가 많다』고 밝혔다. 천리안 IP 담당자는 『워낙 점검해야 할 정보가 많아 이용자의 항의가 있어야만 해당 업체에 경고를 하는 정도』라고 털어 놓았다. 이용자가 보는 피해도 대단하다. 아예 제목부터 없으면 상관없지만 정보가 있는 줄 알고 들어갔다가 없으면 괜히 시간과 전화료만 낭비하기 때문. 한 이용자는 「여력이 없다」는 변명에 대해 『상품을 내놓고 애프터서비스할 시간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하고 『PC통신사에 데이터베이스를 모니터하는 요원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궁석 정보통신진흥협회장은 『앞으로 PC통신은 기술적인 면보다 오히려 내용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IP는 이용자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더욱 내실있는 내용을 싣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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