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남북 협력 분위기에서 북측이 해킹을 시도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3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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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아일보 단독 보도를 통해 북측이 평양정상회담 직전에 한국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정보를 해킹하려 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이 아닌, 협력과 대화 기조가 무르익고 있는 시점에서 북측이 해킹을 시도하였다는 것이 사뭇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정부의 사이버 안보 대비 상황이 궁금합니다. 또 남북 협력 분위기에서 북측이 해킹을 시도한 저의가 무엇인지도 알려주세요.

-박기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15학번(서울대 한반도문제연구회 소속)

▷참고기사

A. 안녕하세요.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한국 정부는 사이버 안보에 얼마나 면밀히 대응하는지에 대해 제가 아는 선에서 간략히 말씀드릴게요.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북한의 해킹 위협은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이 계속되면서 북한은 외화벌이 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사이버 해킹을 선택해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 외에도 국제기관의 공통된 분석 결과입니다.

그런 만큼 한국도 사이버 안보 태세는 화해 국면 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해군은 9월 작성한 사이버위협 동향 보고서에서 “정상회담 관련 정보 수집 및 통치자금 확보를 위한 다양한 사이버 공격이 지속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대비 덕분인지 세계 각국의 해킹 위협에도 피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주체를 당장 알 수 없는) 해킹 공격은 지금도 계속 있지만, 그것은 저희가 다 차단을 하는 상황”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통일부도 “해킹 시도는 1년 내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해킹 피해를 입은 사안은 없다”고 했습니다.

둘째 질문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남북 화해 국면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북한은 우리 정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상대방 패를 미리 알고 움직이고 싶은 심리겠지요. 한국이 어떤 전략을 짜서 협상 테이블에 들어오는지 사전에 알면 북한 입장에서는 실제 협상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서로 웃고 있는 우방국들도 물밑에서는 치열한 정보전을 치르고 있는 것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당국에서는 9월 중순경 북한 측의 해킹 시도도 이런 배경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정감사 철인 10월에는 북한 해커조직(킴수키)이 정부기관 국정감사 계획서로 위장한 악성파일을 유포해 정부기관 정보를 탈취하려한 일도 있었습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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