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황현철]가상통화 거래소 서둘러 감독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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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철 재미 한인퀀트금융인협회 회장
황현철 재미 한인퀀트금융인협회 회장
가상통화 투자가 논란이다. 정부의 대응은 임기응변식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없다. 가상통화 광풍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원인을 알아야 대책도 나올 수 있다.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소를 금지하려는 논리는 가상통화 투자가 투기라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투자 대상의 본질가치에 대한 고려가 있는가와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인지하는가이다.

가상통화는 실체가 없어 보이지만 발행 주체가 지향하는 목적대로 사용됨으로써 만들어내는 편익에 대한 기대가치가 있다. 본질적인 가치를 수십 배 능가하는 ‘묻지 마’ 식 투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가상통화 투자만 금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가상통화 투자 금지의 임계점을 넘은 지금, 정부의 단기적 대책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집중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공정한 거래를 위해서는 거래소 감독이 급선무다. 현재 거래소는 코인에 대한 유동성 기준이 없고 투자자가 산 코인에 대해 인출을 제한하고 있는 등 불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다. 거래소 내부에서 고객 주문 정보를 이용하여 해외 다른 거래소와 선행 거래를 하며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기술적 체결 과정, 유동성 관리, 환전, 데이터 관리 등의 분야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점검해야 한다. 보안과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 방지 등도 감독을 강화하여 거래 정보나 가격 괴리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얻지 않고 거래소 본연의 기능을 온전하게 수행하도록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광풍의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가치에 대한 분석과 기대수익, 위험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올바른 투자 철학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광풍이 있었을까. 유럽과 미국에서는 생활과 접목된 금융교육을 어려서부터 받는다. 노동의 가치로 얻는 정당한 수입의 의미, 저축과 소비, 화폐와 금융의 본질, 수익과 위험과의 관계, 투자와 노후 준비 등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필요한 금융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광풍에 젊은층 대다수가 휩쓸리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통화가 나온 지 10여 년이 되어 간다. 혼란이 생기는 것은 국가적인 대비와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상통화나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은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 광풍 안에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를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황현철 재미 한인퀀트금융인협회 회장
#가상통화#가상통화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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